공유하기
입력 2007년 9월 18일 11시 3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록커 이미지를 벗고 여성미를 물씬 풍기며 돌아온 가수 박기영(30)이 침체의 늪에 빠진 음악산업 부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음반이 아닌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자리를 잡을 때까지 국가의 보호 및 육성이 필요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18일 싱글앨범 ‘미안했어요’를 발매한 박기영은 “음반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 음악하는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어 해결책을 찾아냈는데 그것은 바로 공연”이라고 말했다.
“음악 산업은 경영학적 논리로 볼 때 사양 산업이 아닙니다. 음악이란 콘텐츠가 없으면 핸드폰이나 PC는 발전 못했을 겁니다. 싸이월드도 마찬가지죠.”
그가 추진하는 공연에는 “1시간 이상 라이브가 가능한 가수들”이 기준이다.
박기영은 “이효리 씨가 ‘노래만 좀 더 잘하면’ 자넷 잭슨이나 마돈나 같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효리를 ‘최우량 콘텐츠’로 꼽았다.
“댄스가수들 중에도 라이브가 가능한 가수가 있습니다. 제가 댄스를 천박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발라드 한다고 다 라이브 가수가 아니잖아요. 가수를 ‘건널목’으로 생각하는 엔터테이너들은 빼야 합니다.”
박기영은 “엔터테이너와 가수의 경계는 분명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가수들이)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며 “엔터테이너는 TV에서만 놀게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연문화가 정착되면 우리(음악만 하는 가수들)가 피해의식이 없을 것”이라며 “정착되기까지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프리젠테이션도 준비 중이다”고 덧붙였다.
“여름밤에 잠 못 이룰 때 한강이나 올림픽공원에서 무료로 공연을 보게 하고 그 안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상상해보세요. 영화 보는 것보다 공연이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됩니다.”
청순한 이미지에서 다시 록커의 저항의식이 드러났다. 아니 그것은 ‘생존’의 문제였다.
“정부가 보호해주지 않으면 퇴행길로 갈 겁니다. 다들 ‘되는 음악’만 하게 되고 그러면 저도 음반 내기 힘들어져요.”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양회성 인턴기자 yoh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