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TV영화/3일]‘살인의 추억’ 외

  • 입력 2005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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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SBS 밤 11:55〉

몇몇 대작들은 가히 그 영향을 ‘효과’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살인의 추억’ 역시 출현 자체가 일종의 효과이자 상징이었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향숙이’라는 대사가 인용되었고 ‘백광호’는 골룸(반지의 제왕)에 맞먹는 캐릭터로 부상했다. 그토록 감미로웠던 유재하의 노래 ‘우울한 편지’는 이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음산한 밤, 박해일의 처연하면서도 잔인한 눈빛을 불러낸다. 한국 연쇄 살인 사건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사건,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미제라는 점에서 그 공포가 도무지 카타르시스와 맞닿을 수 없는 미스터리다. 그렇다. ‘살인의 추억’은 바로 살아 있는 공포를 다룬 작품이었던 것이다.

물론 ‘살인의 추억’이 별 이견 없이 대작으로 동의될 수 있는 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탄탄한 시나리오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살인의 추억’은 연극 ‘날 보러 와요’의 각색 작이다.

영화의 흐름이나 사건 담당 형사의 캐릭터, 범인의 특성까지 영화는 시나리오의 거의 전부를 희곡에 빚진 바가 많다. 송강호나 김상경의 연기는 말할 바도 없다.

아마도 각색의 의미는 살인의 배경음악이 모차르트의 레퀴엠에서 유제하의 ‘우울한 편지’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극명히 드러날 듯싶다. 영화는 알 수 없는 대상에 대한 공포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에 대한 터질 듯 갑갑한 심정을 관객의 심경으로 전이하는 데 성공한다. 비 오는 날 빨간 옷만 보면 생각나는 그 사람, 그 사건. 다시 봐도 후회 없을 작품이다.

★★★★★(만점 별5개)

◆오리지널 신〈MBC 밤 1:10〉

영화의 홍보도 그랬지만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은 한마디면 족할 듯싶다. ‘앤젤리나 졸리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함께 출연한 에로틱 스릴러 영화’라고 말이다. 치명적 매력을 가진 ‘팜 파탈’로 분한 졸리, 그녀의 비밀을 쫓는 매력적인 섹시 가이 반데라스. 솔직히 ‘오리지널 신’은 두 남녀 배우가 이미 지니고 있는 선천적인 장점에 상당 부분 기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

강 유 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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