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온라인에 정은임 아나운서 추모 물결

  • 입력 2004년 8월 5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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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은임 아나운서의 생전 모습. 6일 오전 9시반 서울 여의도 MBC 남문 광장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 사진제공 MBC
고 정은임 아나운서의 생전 모습. 6일 오전 9시반 서울 여의도 MBC 남문 광장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 사진제공 MBC
“생각지 않던 비가 내리는 걸 보고 반갑기보다 걱정스런 마음이 먼저 들더니, 오늘 비가 그런 의미였군요. 부디 그곳에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퍼플’)

교통사고를 당한 지 14일 만인 4일 오후 숨진 MBC 정은임 아나운서의 인터넷 팬카페에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팬들은 팬카페에 고인의 임종 소식과 빈소 연락처 등을 담은 안내문을 띄워놓고 고인의 방송을 듣던 추억담을 곁들인 추모의 글을 올리고 있다.

라디오 심야 프로그램에서 주로 활동해온 고인에게 네티즌들이 큰 관심을 쏟는 이유는 영화음악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고인이 보여준 전문성 때문이다. 그는 1992년 11월2일부터 95년 4월1일까지 ‘정은임의 FM영화음악’을 진행했다. 영상의 이면에 숨은 현실비판적 메시지들을 감미로운 영화음악에 실어 들려주는 그의 이지적 진행 스타일이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는 평이다.

“10년 전 은임 님의 FM 영화음악을 들으며 영화의 꿈을 키우던 한 소년이 이제는 먼 이국땅에서 그 꿈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청년이 됐습니다. 언젠가 제가 만든 영화가 은임 님의 음성을 통해 소개되는 것이 꿈이었는데….”(‘vinylpower’)

“중학생 시절 새벽 1시에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잠도 안 자고 기다리고 수업시간에 졸던 추억이 떠오릅니다.”(‘hyelim’)

1995년 ‘강제 퇴출’이라는 소문과 함께 고인이 영화음악 프로그램 진행을 그만두자 팬들은 ‘정은임 복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해 10월 그의 복귀를 도왔다. 하지만 올 4월 개편과 함께 또 다시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팬들은 교통사고가 난 뒤 그의 쾌유를 비는 한편 ‘목격자를 찾는다’는 광고문을 팬 카페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윤철 아나운서국장은 “영화음악이라는 전문 분야를 개척해온 유능하고 반듯한 아나운서를 잃게 돼 가슴 아프다”고 추모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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