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영 지상파방송 왜 만드나

  • 입력 2004년 4월 29일 18시 45분


문화관광부가 추진 중인 ‘외주전문 채널’이 시사보도 기능을 갖춘 지상파방송이 돼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당초 방송프로그램 독립제작사의 활성화를 위해 외주채널을 추진한다는 문화부 방침과는 차이가 크다.

아직 정부안 확정까지 시간이 있다고는 하나, 보도기능을 포함한 국영 지상파방송이 나올 경우 정부가 방송을 정권유지 및 홍보에 이용한다는 의혹을 살 수 있으므로 재고하기 바란다.

첫째, 외주제작 활성화를 위해 채널을 신설한다면 여기에 보도기능을 포함시킬 이유가 없다. 보고서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했으나 사실상 정부측 시각이 제공될 가능성이 크다. 참여정부 들어 기존 공영방송이 이념편향적 보도를 하고 있어 방송위원회의 제재가 잇따르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또 하나의 친(親)정부 국영방송이 필요한가.

둘째, 정부가 국고를 들여 지상파방송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다수의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라고 하나 이는 곧 정부가 다수 시청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 게다가 현행법상 방송에 대한 정책 입안과 인·허가권은 문화부가 아닌 방송위원회에 있다.

뒤늦게 문화부는 외주채널에 보도프로를 포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신뢰감을 주기 어렵다. 이창동 문화부 장관이 1년 전 ‘지상파 채널 설립이 어렵다’고 했으나 보고서는 지상파방송을 확정시하지 않았는가.

정부는 직접 지상파방송 신설에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혀야 한다. 문화부가 진정 독립제작사의 활성화를 모색한다면 다양한 지원 및 혜택을 통해 자연스럽게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