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전송료 못내 송출 중단 센추리TV 없어지나

  • 입력 2003년 9월 4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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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및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자체 제작 방송에 주력해온 센추리TV(CTN·대표 김지호)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CTN의 방송프로그램 송출을 맡은 파워콤이 11일 0시부터 CTN의 송출을 갑자기 중단했기 때문. CTN는 누적 적자로 2000년부터 밀린 전송료 14억여원을 파워콤에 내지 못했다.

파워콤 측은 “전송료를 3개월 이상 미납시 분배망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고 계약돼 있는데 CTN은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키지 않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94년 출범한 CTN은 올해 5월 방송된 7부작 다큐멘터리 ‘우남 이승만’을 비롯해 ‘세계문학기행’ ‘세계미술기행’ 등 자체 제작한 교양 역사 다큐멘터리로 호응을 얻었다.

CTN의 배재철 기획실장은 “2000년까지 수신료를 한달 평균 1억8000만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한달에 1000만원 정도 밖에 못 받아 5500만원에 이르는 전송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CTN의 방송 중단은 PP 등록제 이후 200여개의 채널 난립과 편성권을 가진 케이블 방송국(SO) 횡포에 시달리는 케이블 PP에 대한 정책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현재 케이블에서는 영화 드라마 등은 상업적 채널은 번창하는 반면 역사 교양 환경 다큐 등을 다루는 채널들은 위축되고 있다.

PP협의회의 정훈 이사(월드와이드넷 전무)는 “PP가 등록제로 전환한 이후 직원을 15명 이내로 두고, 자체 제작도 하지 않고 프로그램 형식의 광고만으로 운영하는 채널이 많다”며 “이들은 대부분 ‘수신료’도 받지 않기 때문에 CTN처럼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방송하며 ‘수신료’를 받아야 하는 PP는 편성에 끼지 못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방송위원회 이영미 방송콘텐츠 부장은 “CTN은 10년간 고품질 방송을 위해 노력했던 사업자로 케이블 채널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교양 다큐 채널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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