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 “미디어 비평 MBC처럼은 하지말자”

  • 입력 2003년 5월 25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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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에서 열린 ‘KBS 프로그램 및 편성 개혁을 위한 사원 대토론회’. 사진제공 KBS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에서 열린 ‘KBS 프로그램 및 편성 개혁을 위한 사원 대토론회’. 사진제공 KBS
KBS의 매체비평 프로그램은 MBC ‘미디어비평’과 달리 ‘비평을 위한 비평’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2일에 이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에서 열린 ‘KBS 프로그램 및 편성 개혁을 위한 사원 대토론회’에서는 신설이 검토되고 있는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성격을 두고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KBS 간부와 사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강 기자(보도제작국)는 “MBC ‘미디어비평’의 시청률이 3%대인 것은 자신에 대한 비평이 없는 ‘그들만의 비평’이기 때문”이라며 “보도 내용을 역추적하고 현장성을 살리는 매체비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형식에 대해 그는 “독립된 프로그램보다는 ‘시사포커스’(KBS1 금 밤 10·00) 속 한 코너로 다루는 것이 시청자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선규 기자(보도국)는 “어떤 매체의 논조가 일관성을 갖지 못한다면 비판할 수 있으나 ‘미디어비평’처럼 자신들에게는 들이댈 수 없는 잣대로 다른 매체를 단죄한다면 당연히 시청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비평을 위한 비평’에 머문다면 그것은 언론이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 자유를 부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서현철 PD(기획제작국)는 “특정 매체를 비판하려면 일방적 목소리만 전달할 게 아니라 관련 당사자들이 나와서 토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 개편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엄경철 기자(보도국)는 “주말 뉴스의 경우 억지스러운 내용으로 편성 시간을 채우지 말고 20분으로 과감히 줄여 양보다 질로 승부하자”고 제안했다. 이희찬 국제주간(보도국)도 “외국의 NHK BBC 등은 주말 종합뉴스를 없앤 지 오래”라며 시간 단축과 포맷 개선을 제안했다.

대통령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도 제안됐다. 박선규 기자는 “미국 대통령은 매주 라디오로 국정 현안을 이야기하며 야당도 똑같은 시간을 배분 받는다”며 “공영방송인 KBS의 라디오나 TV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시간을 10분 정도 확보한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무관심을 줄이고 반대로 국민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감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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