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MBC '바람의 …'BBC도 못찍은 치타 3남매 가족애 포착

  • 입력 2003년 5월 22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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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에 살고 있는 치타의 생태를 다룬 MBC 자연다큐 ‘바람의 승부사, 치타’. 사진제공 MBC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에 살고 있는 치타의 생태를 다룬 MBC 자연다큐 ‘바람의 승부사, 치타’. 사진제공 MBC
지난해 3부작으로 방영됐던 MBC 자연다큐멘터리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가 25일 ‘바람의 승부사, 치타’(밤 11·30) 편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 다큐는 BBC나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만 볼 수 있던 아프리카 야생동물 다큐멘터리를 한국 방송사로서는 처음 도전해 화제가 됐던 작품. 최삼규 PD 등 제작진은 올해 1∼3월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을 다시 찾았다. 지난해 봐뒀던 생후 1주일짜리 ‘치타 3남매’를 촬영하기 위한 것. 제작진은 일주일동안 헤맨 끝에 12개월 짜리로 성숙한 치타 3남매를 찾았다. 이번 다큐는 치타 3남매가 어미로부터 사냥하는 법을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지난해 ‘사자 가족’과 ‘누떼의 대이동’을 다룬 1, 2편에 비해 오디오 음향의 수준도 더 높였다. 치타에게 붙잡힌 토끼가 산채로 온몸을 뜯길 때 내는 울음소리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다. 먹잇감을 좇아 방향을 바꾸어가며 시속 112㎞로 질주하는 치타를 좇는 현란한 카메라 워킹도 눈부시다. 박화진 촬영감독은 “6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520㎜ 망원렌즈로 촬영했는데 치타가 어느 방향으로 뛸지 예측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세계 자연다큐 제작팀이 몰리는 곳. 영국 BBC는 세렝게티에서만 15년째 상주하며 자연 다큐를 찍고 있다.

“BBC의 장비와 인력이 엄청나더군요. 차량에 있는 4대의 카메라외에 곳곳의 바위 속에 설치된 카메라를 리모콘으로 조작, 동물을 포착하고 있더라구요. 우리는 카메라 2대로 차를 타고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돌아다니며 찍는 ‘헝그리 정신’으로 버텼죠.”

최 PD는 이런 낙후된 촬영법으로도 ‘하이에나가 사자의 새끼를 잡아먹는 모습’ 등 BBC도 찍지 못한 여러 장면을 찍는 행운을 낚기도 했다. 다 자란 ‘치타 3남매’를 두고 쓸쓸히 떠나는 어미의 뒷모습에서 한국 특유의 ‘가족 정서’를 짙게 풍기는 것도 외국 다큐와 다른 점이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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