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동생 납치… 며느리 핍박… 드라마 막간다

  • 입력 2002년 12월 19일 17시 46분


상식적으로 납득되기 어려운 가족 관계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MBC 아침드라마 ‘황금마차’./사진제공 MBC
상식적으로 납득되기 어려운 가족 관계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MBC 아침드라마 ‘황금마차’./사진제공 MBC
자기 아이를 대신 키우는 여동생의 결혼을 극력 반대하는 언니.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아들 내외에게 “반드시 이혼시킬 것”이라며 몰아부치는 모진 시어머니.

이쯤되면 가족이라고 볼 수 없는 사이다. 문제는 이처럼 현실에서도 보기 어려운 가족이 드라마에 자주 나온다는 점이다. 극적 재미를 위한 갈등 장치이라지만 가족의 가치마저 이처럼 시청률 논리에 희생되어야 하냐는 물음이 나온다.

MBC 아침드라마 ‘황금마차’에서 주인공 유정(임지은)은 처녀적 낳은 아이를 동생 순정(엄지원)에게 맡기고 강석(홍학표)과 결혼한 뒤 자신의 과거가 탄로날까봐 사람을 시켜 동생을 납치한다. 또 순정이 강석의 동생 지석과 결혼하려 하자 유정은 “미혼모랑 어떻게 결혼하느냐”며 반대하다가 여의치 않자 “내가 강석과 이혼한 뒤 결혼하라”고 한다.

KBS1 일일극 ‘당신 옆이 좋아’에서 나오는 시어머니의 며느리 구박은 혀를 찰 정도다. 아들(이재룡)과 결혼을 반대한 어머니 희숙(박원숙)은 “어차피 이혼시킬 것”이라며 신부측의 예단을 돌려보내고 신혼 여행을 망치기 위해 며느리(하희라)의 여권을 숨긴다. 사랑했던 남자와 언니가 결혼하자 혼인 신고 파기 방법을 찾는 동생의 모습도 그악스럽다.

MBC 일일극 ‘인어아가씨’의 혼인 관계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약혼녀와 파혼한 주왕(김성택)은 아리영(장서희)이 복수를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받아들인다. 당초 아리영에게 관심이 있었던 마준(정보석)은 주왕의 파혼녀와 결혼한다.

이에대한 시청자들의 지적이 매섭다. ‘황금마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상식 이하의 내용” “선악의 대립이 지나치다 못해 현실감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등의 반응이 매일 400여건씩 올라오고 있다. ‘황금마차’제작진은 “드라마가 연장돼 새로운 사건을 집어넣다 보니 이야기가 다소 과장됐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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