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망’ 촬영현장…건물세트위서 ‘와호장룡식 액션’

  • 입력 2002년 11월 6일 18시 27분


‘대망’ 오픈세트장내 수상 촬영장에서 대형 크레인에 몸을 매단 검객이 와이어 액션을 펼치고 있다. 옆에서 물이 솟구치고 돌풍이 이는 등 다양한 효과가 동원된다./사진제공 SBS
‘대망’ 오픈세트장내 수상 촬영장에서 대형 크레인에 몸을 매단 검객이 와이어 액션을 펼치고 있다. 옆에서 물이 솟구치고 돌풍이 이는 등 다양한 효과가 동원된다./사진제공 SBS
“컷!컷!컷!”

5일 낮 충북 제천에 있는 SBS드라마 ‘대망’의 세트 촬영현장. 주인공인 재영(장혁)이 20여명 앞에서 “마을을 떠나 산채로 가자”고 설득하는 장면을 촬영하던 도중 김종학PD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인근 청주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의 소음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다시 또 큐사인을 외쳤으나, 이번엔 관광객의 휴대전화 벨소리 때문에 다시 ‘NG’.

가을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충주호반의 청풍문화재단지에 자리잡은 ‘대망’의 오픈 촬영세트엔 ‘대망’소문을 듣고 온 관광객들이 북적댔다. 촬영을 마치고 쉬고 있는 탤런트 장혁, 박상원 등에겐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이도 많았다.

‘대망’의 오픈 세트가 자리잡은 곳은 충주댐 수몰지역에 있던 관아, 양반집, 상민집, 고인돌 등을 이전한 30여만평 규모의 문화재단지. SBS는 20여억원을 들여 8000여평 부지에 새로 세트장을 지었다. ‘육의전 거리’ ‘수공업 단지’ ‘산채’ 등 모두 92채의 건물이 세워졌고, 마포와 송파 나루를 재현한 수상세트가 호수 위에 세워졌다. 보통 세트장이 합판이나 플라스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 앞면만 세우는 것과 달리, ‘대망’의 세트장 건물은 H빔으로 기초를 하고, 돌과 통나무를 이용해 반영구적인 용도로 세웠다. 제천시도 이 곳을 관광지화하기 위해 20억여원을 투자했다.

김종학 PD는 “대망은 고화질(HD)TV로 촬영하기 때문에 배경을 그림으로 허술하게 그리면 작은 티도 드러난다”며 “박진감 넘치는 무협 와이어 액션을 위해 일반 한옥과 달리 2층 한옥 등 높낮이 차이를 많이 준 건축물을 지었다”고 소개했다.

검객들의 ‘와이어 액션’이 벌어지는 곳은 충주호반의 수상세트장과 연못 주변의 수공업단지. 나무로 된 아치교 등 고공 구조물이 많아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와호장룡’과 같은 유연하고도 격렬한 무협장면을 찍기 위해 배우가 매달릴 15m짜리 크레인 2대와 물이 튀기는 장면을 찍기 위한 폭약과 소방호스 등도 준비됐다. 홍콩식이 아닌 ‘조선무협’을 선보이겠다는 정두홍 무술감독은 “기왓장 한 장만 깨져도 쫓겨나는 용인민속촌과 달리 ‘대망’의 오픈세트장에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야간 촬영에서는 고리채 상인 백가의 집에 몰려간 마을 사람들이 싸우는 군중 장면에는 한 대에 1억2000만원짜리 고화질 카메라가 3대 동원됐다. ‘동이’역의 손예진은 “HDTV는 배우의 땀구멍까지 자세히 잡아내기 때문에 분장에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이곳이 KBS ‘태조 왕건’의 문경세트장처럼 관광지로 각광받기에는 아직 ‘대망’의 시청율(18%)이 다소 낮은 수준.

김종학PD는 “지금까지 인물 설정이 복잡해 시청자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며 “이달 중순이후 주연들의 갈등과 멜로가 본격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이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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