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언론중재위 "연예인 스캔들 방송 인권침해 많아"

  • 입력 2002년 8월 13일 18시 52분


여성연예인의 스캔들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이 상당 부분 인권침해 소지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중재위원회 임병국 중재심의실장은 2000년 11월∼2002년 2월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황수정 이영자 백지영 이태란 성현아 등 여성연예인 5명과 관련된 사건을 전한 뉴스 오락 연예프로그램 25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13건에서 프라이버시 성명권 초상권 등의 인권침해사례가 발견됐다고 최근 밝혔다.

임 실장에 따르면 황수정 마약복용 관련 보도의 경우 마약복용 등 공개적 영역에 속하는 사실보다는 황수정과 강모씨의 성적 관계에 초점을 두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비공식 자료에 근거한 추측보도가 많았다.

백지영의 정사비디오 문제를 다룬 방송사들은 정사비디오를 입수해 마치 자료화면인 것처럼 내보내며 ‘인터넷을 통한 문제 동영상 유포 문제’보다는 ‘백지영과 전 매니저의 성관계’를 집중 보도했다. 이영자의 경우 살을 빼기 위해 지방흡입술을 받은 ‘의료행위’가 공개돼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대부분의 보도가 본인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으로 구성됐으며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다이어트 문제는 공개적으로 토론이 필요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인권침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란 성현아의 경우도 대부분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이 직접 밝힌 내용이 보도돼 인격침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방송사별로는 KBS가 조사대상 프로그램 6건 중 1건, MBC는 13건 중 3건, SBS는 6건 중 3건에서 인권침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실장은 “평소 시청자 운동단체 등 시민단체가 인격침해에 대한 법적인 지식과 잣대를 갖고 방송내용을 모니터링해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예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14일 낮 1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방송에 의한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전문가토론회’에서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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