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여우와 솜사탕' 커플 "우린 베드신도 없나요?"

  • 입력 2002년 2월 6일 17시 26분


제주도가 4일 특별한 신혼부부 한 쌍을 맞이했다. MBC 주말극 ‘여우와 솜사탕’의 봉강철(유준상) 안선녀(소유진) 커플이 양가 부모의 반대를 꿋꿋이 이겨내고 드디어 결혼에 ‘골인’해 제주도로 신혼여행에 나선 것. 이들의 허니문 촬영 ‘현장’을 함께 다녔다. 방영은 16, 17일.

# 4일 오후 5시 제주도 서귀포 S호텔 뒤뜰

신혼여행의 백미는 역시 ‘나 잡아봐라∼’ 게임. 소유진이 “나 잡아봐라∼”를 외치며 나풀나풀 뛰어가면 유준상이 잡을 듯 잡지 않고 따라가는 장면이다. 소유진은 진짜 신혼부부가 된 양 신나게 뒤뜰을 휘젓고 다녔다.

“아야!”

소유진이 넘어지면서 왼쪽 발목을 심하게 삐어 촬영이 중단됐다. “어쩐지 심하게 촐삭대더라”는 스태프들의 말들이 오고 갔다. 인근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서야 촬영은 재개됐다.

# 5일 오후 2시 성산 일출봉

한참 깨소금이 쏟아져야 할 두 사람이지만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강철이 드라마 초반 선녀가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이상형을 훔쳐보고 그대로 행동해 결국 선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사실이 밝혀지기 때문. 강철이 분위기를 내며 뽀뽀를 하려하면 선녀는 매몰차게 돌아서서 가버리는 장면이다.

드라마 초반부터 강철을 쏘아붙이는데 익숙한 소유진은 NG 없이 촬영을 마쳤고 매니저의 등에 업혀 촬영장을 이동했다. 그러나 매니저에게 미안해졌는지 굳이 걸을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더니 이번에는 오른쪽 발목을 삐고 말았다. 결국 호텔로 돌아온 그는 휠체어 신세가 됐다.

# 5일 밤 9시 제주 S호텔 769호실

이들의 첫날 밤은 계속해 싸우느라 썰렁하기만 하다. 당초 디럭스룸에서 촬영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집도 못 얻어 시집에 얹혀 살 궁리를 하는 이들 부부에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가장 평범한 방으로 배경을 옮겼다.

“우리 베드신 없는거야? 잔뜩 긴장하고 왔더니만.(웃음)”

유준상의 농담에 스태프들이 한바탕 웃었다. 유준상과 소유진은 결국 침대에 한 번도 같이 눕지 않았다. 대사를 맞춰보던 두 사람은 싸울듯한 기세가 됐고 정인 담당 CP가 “그 장면에서 준상이가 유진이 어깨에 손을 올리는 건 어떨까”라고 묻자 두 사람은 “아니, 지금 그럴 기분 아니에요”라고 냉랭하게 답했다. 이들 부부의 첫날밤은 그렇게 시시하게 끝이 났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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