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엄기영 MBC 보도본부장 앵커로 컴백

  • 입력 2001년 12월 30일 17시 33분


엄기영(50) MBC 보도본부장이 내년 1월1일부터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로 복귀한다. 1989년 10월∼1996년 11월까지 뉴스데스크를 진행한 바 있는 엄 본부장은 29일 MBC 임원회의의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7년간이나 앵커를 하고 보도본부장을 하고 있는 마당에 다시 5년만에 앵커 자리에 투입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어떻게 ‘역류’를 하느냐. 새 얼굴을 기용하자’고 고사했지만 MBC가 여러 차례 실시한 각종 설문조사를 토대로 내린 결정이라 따르기로 했습니다.”

앵커 복귀 소감을 묻자 엄 본부장은 잠시 회상에 잠겼다.

“처음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에 올랐을 때가 38세였어요. 그 땐 참 혈기왕성했었죠. 50대가 되어 다시 시작하려니 허 참, 두렵기도 하고…. 30대의 신선함은 사라졌겠지만 이제는 50대의 연륜이 배인 심층적인 분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뉴스 데스크’시청률은 엄 본부장이 진행할 당시만해도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 뉴스 가운데 가장 앞섰으나 최근에는 시청률 10% 안팎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엄 본부장의 재기용은 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MBC의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올해 언론개혁에 대해 MBC 보도는 분명한 목소리를 낸다고 했지만 시청자들은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보다 철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다만 시청률을 올릴 묘책보다 저널리즘의 본령에 충실하겠습니다.”

엄 본부장은 선거철에 정치권에서 잦은 ‘러브 콜’을 받지만 본인은 정치에는 뜻이 없다고 말한다.

“그동안 정치권의 권유를 많이 받았으나 단지 유권자들에게 친숙한 얼굴이라는 이유로 방송인들이 정치권으로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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