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엔포다큐', 경상도식 북한냉면은 어떤 맛?

  • 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45분


평양의 물냉면과 함흥의 비빔냉면으로 대표되는 냉면은 원래 북한 음식이다. 하지만 냉면은 한국전쟁 직후 실향민들의 소개로 남한에서도 즐겨 먹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메밀국수를 육수나 김칫국에 말거나, 고추장 양념에 비벼서 먹는 냉면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SBS ‘엔포다큐-아는 것이 힘이다’(오후 7·10)는 ‘6·25’ 특집으로 냉면을 응용한 밀면으로 성공을 거둔 한 실향민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1959년 부산 우암동에 정착한 실향민 정한금씨는 ‘내호 냉면’이라는 음식점을 열었지만 유독 부산지역에서는 장사가 되질 않았다. 북한식 질긴 냉면이 부산 사람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정씨는 북한의 냉면과 부산 취향의 음식을 결합한 새로운 냉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북한의 질긴 당면 대신 밀가루에 전분을 가미한 밀면을 개발한 것. 시원한 육수에 부드러운 면발이 독특한 밀면은 부산 사람들은 물론 실향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정씨의 히트상품인 밀면의 ‘비밀’을 공개한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맛보는 ‘통일’ 음식도 만나본다. 북한에서 직영하는 중국의 한 음식점을 찾아가 단고기(개고기의 북한어 표현)를 비롯한 다양한 음식을 소개한다. 이 음식점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향민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북한 음식을 맛보고 남북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명소가 됐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이웃 나라 중국에서 남북한 사람들이 음식을 함께 하고 담소를 나누는 장면 등을 담았다.

‘엔포다큐’의 한 제작진은 “이번 특집은 비록 남과 북이 갈라져 있지만 음식만큼은 여전히 공통 관심사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의도”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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