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연극상]작품상에 연우무대의 '이(爾)'

  • 입력 2001년 1월 30일 19시 24분


동아일보가 제정한 제37회 동아연극상의 심사결과가 발표됐다.

작품상에는 극단 ‘연우무대’의 ‘이(爾)’(김태웅 작, 연출)가 선정됐으며 연출상은 ‘불꽃의 여자, 나혜석’(극단 산울림)을 연출한 채윤일이 차지했다. 연기상은 ‘이’의 김내하 이승훈, ‘용병’(극단 미추)의 정태화, ‘사랑이 가기 전에’(극단 산울림)의 최루시아 등 4명의 연기자에게 돌아갔다. 무대미술상은 ‘배꼽’(극단 산울림)의 이미지가 뽑혔다.

작품상 수상 단체인 ‘연우무대’에는 공연 보조비로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개인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이’는 작품상 외에도 두명의 연기상 수상자를 배출해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조선시대 우인(優人·배우)이었던 공길을 중심으로 당시 역사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 제목인 ‘이’는 왕이 종 4품이상의 신하를 높여 부르던 호칭이다.

공길은 실존 인물으로 기록돼 있지만 스토리는 픽션이다. 연산군의 동성애 파트너로 왕의 총애을 얻으면서 권력 욕에 사로잡힌 공길을 중심으로 연산과 장녹수의 갈등, 공길과 달리 진정한 광대의 길을 선택한 장생의 삶을 그렸다.

심사위원단은 ‘이’를 작품상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는 배우가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소속된 사회를 향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크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불꽃의∼’의 채윤일은 인물에 대한 단순한 미화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밝히고 제한된 공간을 자신의 색깔로 채색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용병’의 정태화는 개구리 잡기로 연명하는 김씨역을 침착하고 감동적으로 연기했고, ‘사랑이∼’의 최루시아는 자식에게까지 버림받는 노모역을 열연했다.

김내하와 이승훈은 ‘이’에서 각각 연산과 장생역을 맡아 개성적인 연기로 작품성을 뒷받침했다.

최고상인 대상은 5년째 수상작을 배출하지 못했고, 올해 희곡상 특별상도 뽑지 못했다.

심사는 권성덕(연극배우) 김광림(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장·극작 및 연출) 신일수(한양대교수·무대미술) 안치운(연극평론가) 윤광진(용인대교수·연출) 이화원씨(상명대교수·평론)가 맡았다.

시상식은 2월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강당에서 열린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연기상 수상 얼굴들◇

△36세 △극단 ‘연우무대’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 ‘미친 리어’ ‘김치국씨 환장하다’ ‘오월의 신부’ 영화 ‘플란다스의 개’출연

△34세 △프리랜서 △뮤지컬 ‘스크루지’ 연극 ‘아프리카 바보사냥’ ‘황구도’ ‘매킨토시’ ‘햄릿’‘따르뛰프’ 출연 △93년 어린이연극제 작품상, 97년 백상 신인연기상

△48세 △극단 ‘미추’ △연극 ‘지킴이’ ‘맥베드’ ‘남사당의 하늘’ 마당놀이 ‘방자전’ ‘심청전’ 창극 ‘백두산 신곡’ ‘아리랑’출연

△44세 △극단 ‘미연’ △연극 ‘출세기’ ‘이수일과 심순애’ ‘안티고네’ ‘봄날’ 마당놀이 ‘가루지기’ ‘배비장전’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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