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안동 윗터골에 '고려 마을'세운다-<태조 왕건>세트장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32분


경북 문경에 이어 안동에 대규모 ‘고려 마을’이 들어선다.

KBS 인기 사극 ‘태조 왕건’의 세트장이 대규모로 조성되는데다 안동댐 초입에서 당시 목선들의 해전(海戰)장면을 촬영하게 된다. 22일 안동에서는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려 시대의 관아 세트장 상량식과 목선 진수식이 열렸다.

안동 성곡동 속칭 ‘윗터골’에 조성 중인 고려시대 관아 세트장은 모두 4만7000평 규모. 여기에 고려시대 관아와 감옥, 민가 등이 들어선다. 문경이 왕궁이 있는 ‘수도형’이라면 안동은 서민형 마을인 셈. 세트장은 안동시가 부지 조성을 맡고 KBS가 10억여원을 들여 관아 등을 세운다.

윗터골 인근은 후백제의 견훤에게 밀리던 왕건이 전국(戰局)의 승기를 잡은 고창(안동의 옛지명) 병산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왕건은 10세기초 이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후삼국의 패권을 쥐게 된다. 이날 상량식에 참석한 견훤역의 서인석과 왕건의 최수종은 일대를 둘러보며 “우리가 여기서 큰 승부를 겨루는데 요충지를 먼저 알아보자”며 웃었다.

안동시 석동동 안동댐 선착장 인근에는 90t 크기의 배 6척을 해전용으로 진수시켰다. KBS는 1억7000만원을 들여 오징어잡이 어선을 변형해 당시 목선으로 복원했다. 이 목선들은 이달말경 촬영하는 2차 나주(금성)해전에 사용된다. 이 해전은 후백제의 수달과 왕건이 다시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방송은 12월초 예정. 이 해전용 배들도 10년간 사용한 뒤 안동시에 기증된다.

안동시는 2002년까지 50여억원을 들여 고려 세트장 일대를 고가옥 박물관으로 개발한 뒤 해전 촬영장을 포함해 관광 명소로 확충할 계획이다. 정동호 안동시장은 “이곳 세트장에 고가옥을 이전시켜 고려와 조선 시대의 생활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문화 교육 등 다목적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조 왕건’세트장이 지닌 문화 산업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각 지방의 유치 경쟁도 만만챦다. 안동 세트장도 현지 출신인 권정달 전 의원의 도움이 컸다고 정 시장이 밝혔다. 문경 세트장은 올해 상반기 중 관광객 200만명이 다녀갈만큼 명소로 자리잡았다. ‘태조 왕건’ 촬영 세트장은 앞으로도 서너곳 더 설치될 예정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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