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행복한 TV, 가족>영상 통한 뭉클한 감동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54분


이달초부터 시작한 MBC ‘행복한 TV, 가족’(매주 금 오후 7·25)은 ‘가족’이라는 메시지와 새로운 구성방식으로 ‘신선한 TV’를 선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영상이나 이벤트를 통해 가족간 사랑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뤄내고 있는 게 특징. ‘엄마의 비디오’ ‘사랑의 화살’ ‘이 가족이 사는 법’ ‘아빠의 도시락’ 등 네가지 코너가 모두 가족애를 화두로 진행되고 있다.

17일 방영분 중 ‘엄마의 비디오’는 딸과 엄마의 영상 대화 방식이 독특했다. 6세난 김소영양은 “엄마는 왜 나한테만 잔소리를 하느냐”고 늘 묻는다. 엄마는 언니를 제쳐두고 자기한테만 “손 씻어라” “옷갈아입어라”고 잔소리하는 게 서운했던 것. 소영이 부모는 영상으로 소영의 물음에 답한다. 엄마 아빠가 결혼한 과정, 소영이가 태어나면서 피부염을 앓았던 일, 엄마도 어릴 적에 피부염을 앓았던 일 등을 영상으로 보여주자 소영이는 그 이유를 납득하고 울먹거린다.

‘사랑의 화살’에서는 ‘세남자와 아기 바구니’식의 특정 상황을 통해 가족애와 부부애를 확인한다. 이번에는 아내를 3일간 휴가 보낸 남편(김영근)이 사내아이 하나와 세쌍둥이 등 네 아이를 키우느라 우여곡절을 겪는다.

‘이 가족이 사는 법’은 인천 연수동의 심순선씨(43)네 9남매의 일상을 전했다. 방 두칸인 18평짜리 ‘비좁은’ 아파트에 사는 이들이 조화를 이루며 사는 ‘비결’과 사진을 찍기 위해 벌어지는 해프닝 속에서 ‘가족애’의 실체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아빠의 도시락’은 아이들이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아빠의 직장으로 찾아가며 뭉클함을 전하는 영상 포엠.

그러나 이 프로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네 코너가 아이들에게만 초점을 맞춰 가족의 의미를 축소시키면서 자칫 동심을 내세운 ‘웃음 연출’이라는 지적을 받을 우려가 있다. ‘사랑의 화살’에서도 네 아이의 몸짓 등에 카메라의 초점이 주로 맞춰져 있고 ‘이 가족이 …’에서도 부모들의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또 ‘아빠의 도시락’에서도 엄마가 함께 했으면 더욱 훈훈했을 법하다. ‘사랑의 화살’에서 나오는 ‘지령’이라는 군사 용어에 대해서도 진행자인 이재용 아나운서도 “지령이라니까 …”라며 어색해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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