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발라드 기대주 김범수 '소리없는 갈채'모은다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9시 02분


가수 김범수(21)는 지난해초 데뷔한 이후 ‘듣는 음악’의 기대주로 손꼽혀왔다. 가창력과 곡해석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데뷔곡 ‘약속’으로 ‘제2의 조관우’라는 별명도 얻었으나 음반 판매는 5만장에 머물렀다.

평가에 비해 실속이 크지 않았던 셈. 김범수는 이에대해 “신인이 그만하면 성공한 셈이라지만 나만의 트레이드 마크를 알리는 게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번 2집 ‘리멤버(Remember)’는 리듬앤블루스 일색으로 꾸몄다. 그것도 ‘비처럼 음악처럼’ ‘사랑이 저만치 가네’ ‘그대와 영원히’ 등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선배들의 히트 발라드를 ‘김범수식 리듬앤블루스’로 리메이크했다.

머릿곡으로 내세운 ‘비처럼 음악처럼’은 고 김현식과 듀엣으로 불렀다. 김현식의 생전 목소리와 김범수의 노래를 디지털로 접목시켰다. 김범수는 “가요계에서 ‘듣는 음악’의 몫은 줄어들지언정 사라지지 않는다”며 “이를 추구해 온 선배들의 계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한다.

김범수의 매력은 감성적인 목소리와 여러 결의 음색, 자신만만한 애드리브와 목소리 연기 등이다. 그는 음반에 담은 ‘하루’ ‘그런 이유라는 걸’ ‘아마도’ 등 신곡에서도 자기만의 리듬앤블루스를 뽑아내는 매력은 흔들림이 없다.

김범수는 ‘비처럼 음악처럼’ 이후 신곡 ‘하루’를 후속곡으로 부를 예정이다. ‘비처럼 …’이 김현식에 대한 헌화라면 ‘하루’는 자신에게 주는 곡이다. ‘하루’는 라틴 리듬과 R&B를 접목한 노래로 R&B의 새로운 신명을 전한다.

김범수는 데뷔 직후 TV 무대에 딱 한번 나와 ‘얼굴없는 가수’로도 불린다. 발라드마저 TV의 볼거리에 좌우되는데도 그는 “성격이 TV에 어울리지 않아 출연을 자제할 것”이라고 말한다. ‘듣기’로만 호소하려는 그의 고집은 지금 팬들의 소리없는 박수를 모으고 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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