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동강의 야생동물>, 1년 잠복…진기한 생태

  • 입력 2000년 11월 9일 18시 34분


자연생태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동강. 그곳의 야생 동물들은 어떻게 살까.

SBS 자연 다큐멘터리 ‘동강의 야생 동물’(10일 밤 11시5분)은 동강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동물들의 실태와 삶의 비밀스런 현장을 담아냈다. 창사 10주년 특별 기획 작품으로 자연다큐 전문가 강정호씨 등이 1년 넘게 잠복을 거듭하며 쉽게 볼수 없는 희귀 야생 동물들을 카메라에 담은 노작.

우선 동강 먹이사슬의 최고 자리에 있는 노란목도리 담비는 몸길이 150cm의 다람쥐과 동물이다. 자연생태를 연구하는 이들이 노란목도리 담비를 보는 것은 “산삼을 캤다”고 말할 만큼 행운이다. 촬영팀은 한달동안 꼬박 매달린 끝에 두 마리의 노란목도리 담비가 7m 수직 절벽을 오르는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다. 노란목도리 담비가 달릴 때 활처럼 휘어졌다 펴지는 허리와 절벽을 재빠르게 오르는 솜씨는 탄성을 자아낸다.

구렁이들이 소쩍새와 어치(산까치) 둥지를 습격해 알을 먹어 치우는 장면은 적자생존의 냉엄한 현장을 보여준다. 알을 먹기 위해 나무를 오르는 구렁이, 이를 보고 처절하게 울어대는 어미 어치, 구렁이가 알을 다 먹어치운 뒤에도 둥지 주위를 맴도는 소쩍새 부부 등. 그러나 배가 부른 구렁이들은 그 둥지에서 짝짓기를 하고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개를 내밀 뿐이다.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 한국의 특산종인 고라니와 하늘다람쥐 등이 노니는 야생의 모습도 담았다. 특히 한국야생동물연구소가 보호하던 ‘달곤’이라는 수달이 일년만에 동강으로 다시 보내지는 귀향 작업과 하늘다람쥐가 높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활강하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흥미를 자아낸다.

딱새 동고비 검은댕기해오라기 파랑새 등은 동강의 하늘을 나는 새들. 촬영팀은 이 새들의 부화 집짓기 먹이사냥 등을 찍었다. 이중 어미 딱새가 6개의 알을 부화하는 도중 2개를 부리로 쪼아서 먹는 장면이 충격적이다. 나머지 4개는 무사히 부화했다. 제작진은 이에대해 경희대 윤무부 교수 등 조류 학자들에게 문의했으나 정확한 이유를 밝힐 수 없었다.

SBS는 내년 1월 자연다큐 ‘까치의 모험’ ‘문어의 모정’ ‘고공의 터줏대감’을 방영할 예정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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