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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8일 2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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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타운이 미국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이 말은 올 여름 영화중 최고 기대주로 꼽히는 ‘미션 임파서블 2(Mission:Impossible 2)’가 어떤 종류의 영화인지를 잘 설명해준다.
1편만큼 잘 짜인 ‘이야기’를 기대하고 도대체 저 장면이 말이 되는지 따지기 시작하면, 이 영화를 즐기기 어렵다. 정통 첩보영화인 1편과 달리 2편은 현란한 볼거리를 앞세운 액션영화다. 다행히 액션에 관한 한, ‘액션의 대가’ 존 우(우위썬·吳宇森)감독은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누가 누구를 공격하는 지 헷갈릴만큼 어지럽게 촬영, 편집된 흔한 액션영화와 달리 이 영화의 액션은 굉장한 속도감에도 불구하고 동선이 선명하고 아름답다. 존 우 감독은 숨가쁜 결투가 벌어지다 칼 끝이 톰 크루즈의 눈동자 앞에서 멈추는 아찔한 장면처럼 빠른 속도와 정지를 적절히 구사하는 연출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편에서 비밀 첩보요원 이단 헌트(톰 크루즈)는 악당들이 훔쳐간 악성 바이러스 ‘키메라’를 회수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단은 임무를 위해 악당의 옛 연인 니아(탠디 뉴튼)를 미끼로 포섭하나 곧 사랑에 빠진다. 니아가 적을 유혹하는 장면을 이단이 지켜봐야 하는 등 비통한상황이 곧잘 등장하지만, 존 우 감독은 그런 건 대수롭지 않은 듯 흘려 보낸다. 대신 아슬아슬한 암벽등반에서부터 ‘영웅본색’‘첩혈쌍웅’을 연상시키는 총격전, 묘기 수준의 오토바이 추격전, 마지막의 육탄전까지 다양한 액션 퍼레이드를 보여주는 데 주력한다.
그러나 이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들에는 ‘페이스 오프’처럼 마음을 움직이는 미묘한 맛은 없다. 총격전에 존 우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비둘기가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도 실소를 터뜨리게 한다.
톰 크루즈가 제약회사 중심부에 침투하기 위해 줄을 매달고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은 이 영화와 1편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편에서 톰 크루즈가 줄에 매달려 내려온 곳은 CIA 중심부의 천정이었다. 천정과 헬리콥터의 높이 차이만큼 2편은 스케일이 커졌지만 1편의 재치와 서스펜스는 2편에서 실종됐다.
배우가 나이가 들수록 얼마나 더 매력적일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톰 크루즈의 성실한 연기에 비해 그의 상대역 탠디 뉴튼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감독의 ‘하나의 선택’에서 그가 보여준 눈부신 연기를 기억하는 관객에겐 실망스럽다. 15세이상 관람가. 17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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