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기개그맨 3총사 '시트콤 정상' 노린다

  • 입력 2000년 4월 30일 20시 35분


KBS가 ‘제2의 순풍산부인과’를 꿈꾸며 지난해 가을부터 기획해온 2TV 일일 코믹시트콤 ‘멋진 친구들’(월∼금 밤 8·45)을 1일부터 방송한다.

‘멋진 친구들’은 방송 시간대와 극 중 상황을 결정하는 데만 2∼3개월이 걸렸을 정도로 KBS가 봄개편에서 가장 역점을 둔 프로그램 중 하나.

KBS는 주연으로 캐스팅된 개그맨 남희석 이휘재 유재석 등에게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이미 출연 중이던 KBS 프로그램에서 이들을 빼기도 했다. 남희석 이휘재는 KBS2 ‘한국이 보인다’에서, 유재석은 ‘夜! 한밤에’에서 빠진 것.

극 중 배경은 방송국. 주연인 남희석(27·이하 극중 나이)과 이휘재(27)는 3년차 조연출로 절친하지만 상반된 캐릭터. 남희석은 덜렁대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능글거리고, 이휘재는 깔끔하지만 뺀질이 기질이 다분하다. 휘재와 고교동창이지만 3수 끝에 방송국에 입사한 유재석(27)은 다소 마마보이같고 PD로서의 능력도 회의적이다. 셋 다 여자를 밝히는 건 마찬가지.

윤해영(28)은 능력이 출중하지만 성질 고약한 6년차 PD로, 고향(강원도) 선후배인 박경림(24)과 이나영(22)은 각각 당차고 약간 맹한 구석이 있는 방송 작가로 나온다. 김종석은 평소처럼 어설픈 데가 많은 FD로 연예인 보는 재미로 사는 인물이다.

미리 본 1, 2회에서 드러난 캐릭터들은 서로 간에 교집합을 찾기 힘들 정도로 확연히 구분돼있어 시트콤으로서의 ‘기초 공사’는 꽤 단단해 보인다.

극 중 실명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평소 오락프로그램에서 노출됐던 퍼스낼리티도 그대로 반영해 사실성을 극대화한 점도 눈에 띈다. 평소 탤런트 유동근의 부인인 전인화를 이상형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던 남희석의 극 중 이상형도 그대로 전인화인 식이다.

하지만 실제 방송국과는 전혀 다른 세트(예를 들어 소파와 벽걸이 TV 등)가 사실감을 떨어뜨려 오랜 준비 과정을 무색케 한다. 출연진 각양각색의 표정을 담은 비디오물이 시트콤 중간중간 너무 자주 나와 시선을 모으기보다 극의 흐름을 끊어놓는다는 느낌도 준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