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할리우드에선]토미 리 존스-새뮤얼 잭슨 '미들맨'

  • 입력 2000년 4월 20일 19시 56분


할리우드에도 ‘미들 맨(Middle Men)’이 있다. 미들 맨은 야구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의 중간에 마운드에 올라 2∼3이닝을 던지는 중간 계투용 투수들을 가르킨다.

인터넷의 엔터테인먼트 매거진 ‘Mr.Showbiz’는 최근 토미 리 존스와 새뮤얼 잭슨을 대표적인 미들 맨으로 꼽으면서 영화 흥행에 관한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물론 영화에서의 미들 맨은 ‘반짝’ 등장하는 야구와 달리 ‘주연’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톰 크루즈나 멜 깁슨처럼 잘 생긴 외모, 찬사와 혹평으로 나뉘는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 등 전통적인 개념의 스타들과는 다르다.

미들 맨의 조건은 무엇일까? ‘Mr∼’에서는 △비평가들의 지지 △팬들의 높은 호감도 △함께 출연한 스타와의 조화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와 짭짤한 흥행성적 등을 꼽는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출연한 작품의 흥행 성적이 나빠도, 연기력이 떨어져 영화가 망했다는 비판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박스 오피스의 한 분석자는 “여성 팬들은 열광적이지는 않지만 존스와 잭슨을 좋아하고, 남성 팬들은 이들을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며 이들이 지닌 ‘내구성’의 비밀을 설명한다. 실제 존스와 잭슨이 함께 주연을 맡은 ‘Rules Of Engagement’는 미국 박스 오피스 집계에서 2주연속 1위를 차지했다.

존스와 잭슨은 ‘맨 인 블랙’ ‘이중의 위험’(존스) ‘딥 블루 씨’ ‘니고시에이터’(잭슨) 등 출연작마다 기대 이상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캐스팅 디렉터 마이크 팬턴은 “적당한 제작비로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는 존스와 잭슨이야말로 뛰어난 배우”라고 말한다. 여성 연기자 중에서는 제시카 랭, 엠마 톰슨, 줄리안 무어 등이 대표적인 미들 맨으로 분류됐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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