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석-이휘재 콤비 시트콤서 대결…5월 방송 KBS 일일극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6분


KBS가 드디어 ‘제2의 순풍산부인과’를 꿈꾸며 일일시트콤 전쟁에 뛰어든다. KBS는 봄개편이 시작되는 5월1일부터 2TV를 통해 개그맨 남희석 이휘재 유재석 김종석 박경림, 탤런트 이나영 윤해영 등을 내세운 코믹 시트콤을 월∼금 밤 8시45분부터 35분 간 방영한다.

방송사를 배경으로 젊은 PD와 작가들의 일과 사랑 이야기를 가벼운 터치로 그려갈 이 시트콤의 제목은 23일부터 KBS 인터넷 홈페이지(www.kbs.co.kr)를 통해 공모할 계획이다.

극 중 남희석과 이휘재는 3∼4년차급 조연출(AD)로 입사 동기이자 판이한 캐릭터를 지닌 라이벌이다. 유재석은 이휘재의 고교 동창으로 3수 끝에 방송사에 입사한 신입 AD. 김종석은 별 능력없는 작가로 극 중 트러블 메이커의 역할이 주어진다. 여자 연기자들은 이들보다 대부분 선배로 나온다. 이나영은 ‘입봉’(메인 PD로서 자기 작품을 첫 연출하는 것을 칭하는 방송용어) 직전의 고참 AD로 한 치의 실수도 용서하지 않는 치밀한 성격의 인물을 맡는다. 또 윤해영은 소년 프로그램의 PD이자 노처녀로 사소한 것에도 집착하는 히스테리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박경림은 고참 작가 역으로 출연한다.

이 코믹시트콤은 그동안 방송 시간대를 결정하는 데만 수 개월이 소요돼 KBS로서는 ‘스테이션 이미지’를 걸고 있는 봄개편 최대의 빅카드. 무엇보다 이 시트콤의 방송시간이 밤8시45분으로 결정된 것은 SBS ‘순풍…’(밤9·15)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면서 최근 KBS MBC 일일드라마가 밤 8시52∼53분에 끝난다는 점을 이용, 9시 뉴스가 시작하기 직전 일일드라마 시청자들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순풍…’류의 코믹 시트콤에 익숙해진 시청자가 집중된 시간대라 해볼만 하다”는 것이 기획자인 박해선 책임PD의 설명.

하지만 9시 뉴스의 메인 아이템이 이 시트콤 방송 10분 후 집중되기 때문에 흡수한 시청자들을 도로 뺏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무엇보다 ‘저투자 고효율’이라는 시트콤의 매력 때문에 ‘공영방송’ KBS가 자사의 프라임 뉴스를 갉아먹는 전략을 택했다는 비판도 예상된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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