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할리우드에선]새천년 첫 오스카상, 때이른 경쟁

  • 입력 2000년 1월 13일 19시 11분


21세기 첫 오스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4월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미국 영화계가 벌써부터 후보 지명을 위한 경쟁으로 술렁이고 있다.

애칭 오스카라고 불리는 이 아카데미 트로피의 개당 제작비는 불과 60달러(약 7만2000원).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최소 1000만 달러(약 120억원)의 흥행 수입을 보장하는 노다지의 상징이기 때문에 불꽃튀는 ‘오스카 전쟁’이 뜨겁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 ‘버라이어티’ 등 미국의 연예주간지들은 비평가와 일반인의 의견을 토대로 오스카 레이스를 분석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상 후보는 샘 멘더스 감독의 블랙 코미디 ‘아메리칸 뷰티’.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이 주연한 이 작품은 뿌리째 흔들리는 미국의 한 중산층 가정을 실감나게 그려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마이클 만 감독의 ‘인사이더’와 앤터니 밍겔라 감독의 ‘재능있는 리플리씨’, 지난해 2억7600만 달러로 역대 흥행 순위 12위에 오른 ‘식스 센스’(M 나이트 샤말란 감독)도 강력한 도전자들이다. 이밖에 ‘그린 마일’ ‘존 말코비치 되기’ ‘더 스트레이트 스토리’ ‘맨 온 더 문’도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대개 감독상은 작품상과 ‘바늘과 실’의 관계이지만 꼭 일치하는 건 아니다. ‘재능있는∼’의 밍겔라와 ‘스리 킹’의 데이빗 러셀, ‘뒤죽박죽’의 마이크 리, ‘존 말코비치되기’의 스파이크 존스의 이름도 후보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와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기네스 팰트로에게 돌아갔던 남녀주연상을 이번에는 누가 차지할까? 남우주연상은 ‘아메리칸∼’의 케빈 스페이시와 ‘허리케인’의 덴젤 워싱턴이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4년 전 ‘유주얼 서스펙트’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던 스페이시에게는 이번이 첫 수상의 기회. 워싱턴도 세 차례 후보로 나섰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여우주연상은 아네트 베닝과 ‘보이즈 돈 크라이’의 힐라리 스왱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2월초 미국 영화협회 각 분과에서 부문별 후보를 지명한 뒤 감독 작가 평론가 등 5000여명의 전체 회원이 투표를 통해 오스카의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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