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생명의 기적' 인간탄생의 사회적 의미 조명

  • 입력 2000년 1월 2일 21시 55분


첨단 테크놀로지와 함께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새천년의 ‘화두’는 휴머니즘이 아닐까? 각 방송사들이 연초부터 본격 휴먼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는 가운데 SBS가 인간 탄생의 생물학적 신비와 사회적 의미를 짚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첫 테이프를 끊는다.

8,15,16일 방송되는 3부작 다큐 ‘생명의 기적’(밤10·50). 지난해 1월부터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탄생은 위대하다’라는 공허한 일반론을 거부한다. 대신 제작진은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 일본 이스라엘 몽골 러시아 등 해외 6개국의 ‘탄생 문화’를 짚어보기 위해 실제 산모들의 임신과 출산까지의 과정을 담는 등 구체적인 작업을 해왔다.SBS는 이를 위해 간판 다큐멘터리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 싶다’의 팀장인 박정훈 차장PD를 지난 1년간 오직 이 프로그램에만 전념토록 했다. ‘김훈 중위 사망사건’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뤘던 박PD는 그동안 유아 출산 전문서적만 20여권을 끼고 살아야 했다.

8일 방송될 1부는 지금처럼 대부분의 산모가 병원에서, 그것도 가족과의 유대가 단절된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아기를 출산하는 풍토에 대한 진단으로 시작한다. 지난해 9월 소개된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의 수중분만 장면도 전과정이 소개된다. 아울러 수중분만을 창시한 프랑스 오덴 박사의 인터뷰도 담는다. 제작진은 “외국에서는 임산부의 조건에 맞는 다양한 출산법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미국 일본 몽골 등지에서의 가정 분만(Home Birth)과 러시아에서 이뤄지는 바닷속 분만(Ocean Birth) 등도 소개한다.

15일 방송되는 2부에서는 부모의 편견과 출산에 대한 무지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는 태아가 부지기수라는 점을 짚어보는 ‘두려움 없는 탄생’편이 방송된다. 하반신 없이도 별 이상없이 출산한 미국 콜로라도 주의 로즈마리라는 여성의 이야기와 우리나라 에이즈 환자인 최모씨(28)의 ‘출산 일기’가 소개된다. 최씨는 에이즈 환자도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힌다.

3부에서는 보다 과학적인 태교를 위해서는 태아의 상황을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태아로부터의 메시지’ 편이 방송된다. 음악이 태아의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영국 노팅엄대에서 실시한 실험을 통해 알아보고, 이스라엘 하다사대 의대의 쥐 실험을 통해서는 임신 중의 스트레스가 태아의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 지도 소개한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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