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조선 명의 '허준' 세번째 드라마化…22일 첫방영

  • 입력 1999년 11월 18일 18시 36분


MBC가 조선시대 최고의 명의 허준(1546∼1615)의 일대기를 ‘현대판 메디컬드라마’로 꾸민다. 22일 첫방영하는 40부작 드라마 ‘허준’.

MBC는 ‘종합병원’ ‘의가형제’ ‘장미병동’ 등 신세대 의학 드라마를 성공시킨데 이어 이번에는 의가(醫家)의 무대를 조선 시대로 옮긴 셈. MBC는 허준의 생애를 토대로 하지만 극의 전개나 스토리는 종래 사극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허준은 의서(醫書) ‘동의보감’의 저자. 첩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인술에 대한 집념과 숭고한 인간애, 출중한 의술로 명의가 됐다. 29세 때 의과에 급제한 뒤 어의(御醫)가 돼 선조와 광해군의 총애를 받기도 했다.

MBC가 허준을 드라마로 꾸미는 것은 74년 일일극 ‘집념’, 91년 14부작 ‘동의보감’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되풀이하는 듯하지만 이번 99년판 ‘허준’의 가장 큰 특징은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은 점이다.

연출은 MBC 사극전문PD인 이병훈 제작위원과 30대 중반의 이정표 PD가 공동작업한다. 작가는 ‘종합병원’ ‘야망의 전설’ 등을 썼던 최완규. 그에게 사극은 처음이다. 이들과 더불어 카메라와 음악 담당 등 스태프는 감각적이고 빠른 영상, 압축적이고 탄력있는 전개로 ‘허준’을 극화한다.

허준 역은 전광렬, 스승 유의태 역은 이순재가 맡았다. 허준의 부인 다희역은 홍충민이, 허준을 연모하는 여인 예진역은 황수정이 맡았다. 예진은 조선시대 궁중의 의녀(醫女)로 요즘말로 하면 간호사. 연산군 때는 ‘약방 기생’으로 불릴만큼 천대받았다.

드라마 ‘허준’은 또 극중 실생활에 밀접한 한방의학 정보를 매번 소개한다. 최근 건강과 한방 의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데 부응하기 위한 ‘시청자 확보 전술’.

이를 위해 4명의 한의사를 자문위원단으로 구성해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등에 기초한 ‘건강 정보’를 극화하고 있다.

TV 사극은 최근 연출자 작가 탤런트난(難)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명맥을 겨우 이어가고 있는 실정.

이런 현실에서 KBS가 ‘왕과 비’ ‘왕건’ 등 궁중 사극의 전당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MBC도 ‘허준’을 통해 새로운 포맷의 사극을 정착시킬지 궁금하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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