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이승연 모시기' 바람…집행유예기간 끝나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0분


방송가에 ‘이승연 모시기’ 바람이 일고 있다. 이승연의 집행 유예 기간이 17일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승연은 지난해 10월초 운전면허를 불법취득한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받았다.

TV 3사 중 선수를 친 곳은 SBS다.

SBS는 내년 방영 예정으로 25일 촬영에 들어가는 16부작 드라마 ‘신화’에 이승연을 캐스팅하기로 하고 18일 계약을 했다. ‘신화’는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로 김종학 PD의 작품. 개그맨 김국진 등도 출연한다.

SBS는 또 유사한 주제의 드라마 4편을 묶은 ‘러브 스토리’의 ‘해바라기’ 편에 이승연을 주연으로 내세워 촬영을 마쳤다. 이승연이 집행유예가 풀린 뒤 첫 출연하는 드라마라는 점을 감안해 방영은 내년 초로 미뤘다.

KBS는 ‘TV 문학관’에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KBS는 특히 ‘집행유예 중 방송출연 불가’라는 여론에 밀려 이승연이 고사한 미니시리즈 ‘초대’의 인연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MBC는 다소 시큰둥한 입장. 김지일 국장은 “이승연을 기용할 드라마를 구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이승연이 SBS에서 다시 시작한데다 KBS도 ‘초대’의 연고권을 주장하면 MBC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듯.

이승연이 이처럼 주목받는 것은 주연급 여성 탤런트 기근 때문. 최진실 채시라가 그나마 TV에서 활동 중이고 심은하 신은경 전도연 등은 이미 영화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다.

이승연의 독특한 매력도 이유 중의 하나. 이종수 SBS부국장은 “자기 모습을 자신있게 드러내는 게 시청자의 호감을 산다”고 말했다.

이승연은 드라마 외에 토크 쇼나 라디오 진행, 영화에서도 캐스팅 제의를 적지 않게 받고 있다. 이승연은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겠지만 내년초까지 다른 출연 일정은 잡지 않겠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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