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공연]판소리 '효 콘서트' 24일 열려

  • 입력 1999년 9월 22일 10시 14분


판소리 심청가 인간문화재 성창순.

판소리연구소를 운영하면서 100여명의 명창을 배출한 성우향.

판소리계의 기둥인 두 여류 명창이 나란히 한 무대에 선다.

서울 예술의전당이 한가위를 맞아 무대에 올리는 ‘추석맞이 효 콘서트’. 24일 오후7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두 명창이 나란히 한 무대씩을 맡아 창을 하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두 사람을 비교해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

성창순 명창은 심청가 중 ‘심봉사가 심청을 만나 눈뜨는 대목’을, 성우향 명창은 춘향가 중 이별장면과 ‘신관사또가 부임하는 대목’을 각각 들려준다.

60대 중반의 두 사람은 경쟁관계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20대 중반에 보성명창 정응민 아래서 함께 공부하며 동고동락한 사이.

성창순 명창은 “나보다 실력이 앞섰던 우향은 내가 소리를 훔쳐갈까봐 나 앞에선 제 소리를 내지 않았다.

나는 그가 소리를 배울 때 처마 밑에서 몰래 듣고 외우곤 했다”고 회고했다.

성창순 명창의 소리는 깊고 맑으며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반면, 성우향 명창의 소리는 우렁찬 게 특징. 각각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성창순은 91년 강산제 판소리 심청가로 인간문화재에 지정되고, 미국 카네기홀에서 심청가와 춘향가를 공연해 판소리의 세계화에도 앞장섰다.

성우향은 김세종제(制)춘향가 완창무대를 86, 98년 잇달아 열고 판소리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한치 양보없는 예술혼의 경쟁을 펼쳐왔다.

찬조출연자 두 사람의 면면도 주목할 만하다.

대금 인간문화재 이생강이 찬조출연해 산조 한마당을, 전주대사습 기악부 장원을 수상한 임경주가 가야금 산조를 각각 선보인다.

3만∼5만원.02―580―1300(예술의전당)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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