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이홍렬 내달귀국 활동재개…방송가 모셔오기 경쟁

  • 입력 1999년 8월 17일 18시 25분


‘권불십년(權不十年)’을 모르는 코미디계의 두 중진 이경규와 이홍렬이 1년간의 외유를 마치고 다음달 중 귀국, 활동을 재개하면서 요즘 방송가는 이들을 서로 ‘모시려는’ 물밑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몰래카메라’와 캠페인성 오락코너 ‘이경규가 간다’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후 지난해 홀연히 일본으로 유학갔던 이경규는 10월초부터 MBC와 KBS에서 동시에 활동을 재개할 계획.

‘친정’ MBC는 그에게 주말 저녁 버라이어티 프로와 평일 심야시간대 토크쇼를 맡길 예정. 특히 ‘일요일…’은 이경규의 공백 후 전례없는 ‘연예인 괴롭히기’ 등 소재의 한계를 드러낸데다 시청률도 20% 이하로 떨어져 M BC는 그를 이 프로의 메인MC로 내정한 상태.

하지만 정작 본인은 △주말 저녁시간은 방송사간 경쟁이 치열한데다 △최근 버라이어티 프로가 자신의 ‘장기’인 애드리브와는 거리가 먼 이벤트 중심이라는 점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그를 만난 MBC 예능국의 한 PD는 “오랜만에 복귀하는 입장에서 무려 10여년간 해온 ‘일요일…’을 다시 맡는다는 것이 새로운 이미지를 심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대신 평일 심야시간대 토크쇼를 보너스로 하나 더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BS에서는 MBC와 겹치지 않는 요일의 심야시간대 프로를 맡아달라고 요청 중.

이홍렬은 SBS에서만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MBC에서도 ‘백지연의 백야’ 제작진이 올초 이홍렬이 체류 중인 미국으로 건너가 그의 근황을 담은 코너를 방송했을 만큼 공을 들였지만 결국 출연약속은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BS는 이홍렬이 진행할 프로그램의 시간대 물색에 골치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전에 이홍렬이 맡았던 시간대는 ‘김혜수…’(수 밤11·00)가 굳건히 버티고 있고, 토요일 심야도 최근 겹치기출연으로 물의를 빚긴 했지만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토 밤9·55)이 여전히 선전 중이기 때문이다.

SBS는 서세원이 고질병인 중이염 치료차 이달말부터 미국에 한 달간 머무는데다 표절파문을 일으킨 점을 감안, ‘서세원의 슈퍼스테이션’(일 오후7·00)을 중도하차시키기로 했다. 대신 ‘남희석…’을 이 자리로 옮기고 ‘남희석…’자리에 이홍렬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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