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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4일 2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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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전쟁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출시사 CIC)가 비디오로 나온지 2주만에 대여순위 1위로 뛰어올랐다.
7월에는 테렌스 말릭 감독의 철학적인 전쟁영화 ‘씬 레드라인’(20세기폭스)과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풀 메탈 자켓’(스타맥스·출시제목 ‘메탈 자켓’)이 잇따라 나올 예정.
‘풀 메탈 자켓’은 몇년전 극장에서 개봉됐으나 흥행성이 약해 그간 출시가 미뤄져 오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인기에 힘입어 비디오로 나오게 됐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씬 레드라인’은 둘 다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전쟁영화. 그러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줄거리가 분명한 통속소설이라면 ‘씬 레드라인’은 명상적 시화집이라 할 만하다.
초반 30분 전투장면의 사실성이 돋보이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는 군인들의 신성한 희생으로 선량한 시민들의 천국인 오늘날의 미국이 가능했다는 애국주의적 시각이 짙게 깔려있다.
반면 ‘씬 레드 라인’은 아무런 위안도 주지 않은 채 전쟁과 인간의 잔혹한 본능에 대해 묵상하도록 요구하는, 무거운 전쟁영화다. 제목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란 가느다란 붉은 선처럼 얇다는 뜻.
‘풀 메탈 자켓’은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영화로 손꼽히는 작품.
영화 초반부 훈련소에서 살인기계로 변모하는 신병들의 훈련과정은 소름끼치게 묘사됐지만 베트남으로 무대가 바뀌면서 영화는 돌연 경쾌해진다. 상투적인 베트남전쟁 영화의 틀을 깨고 의도된 경박함으로 전쟁의 우매함을 비판하는 영화.
제목은 M16 소총의 탄알을 가리키는 군대식 속어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