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안된 얼굴」유오성, MBC「내일을…」주연 행운

  • 입력 1998년 9월 15일 19시 26분


“감독님(정인PD)이 나를 보자마자 이상하게 생겼다며 웃더라고요. 내색은 못했지만 나도 감독님의 콧수염을 보며 꽤 독특하다고 웃었죠.”

7월 초순. 연극무대와 영화가에서 개성있는 조역으로 활약중인 유오성과 ‘서울의 달’로 유명한 정인PD의 첫 만남. 14일 첫회가 방영된 MBC의 16부작 미니시리즈 ‘내일을 향해 쏴라’(월화 밤9·55)의 캐스팅 때문이었다.

유오성은 “당연히 악당이나 깡패역인줄 알았는데 배역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었다”면서 “네번째 만남에서 ‘네가 주인공 한번 해 봐라’는 PD의 말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신부를 차인표에게 빼앗기고 쫓아가다 늘상 골탕만 먹는 PCS CF의 바로 그 얼굴이다. 연극 ‘칠수와 만수’와 영화 ‘테러리스트’ ‘비트’ ‘쁘와종’ 등에 출연하며 개성있는 조역연기를 펼쳤지만 CF 한편으로 더 알려졌다.

유오성 자신도 인정하지만 울퉁불퉁하고 잘 정리되지 않은 느낌의 얼굴은 이른바 ‘주인공과(科)’가 아니다. 하지만 코믹하면서도 눈에 잘 띄는 특성 덕택에 TV 드라마 데뷔작에서 곧바로 주인공에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그는 가수와 매니저, 기획사 등을 중심으로 연예계의 애환을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 가수 매니저 대호로 출연하고 있다. 대호는 연예부기자 은비(오연수), 가수지망생 수연(박선영)과 사랑 연기도 펼칠 예정이서 멜로 연기를 둘러싼 신경전도 오갔다.

“멜로 연기 해본 적 있어? 키스신 할 수 있겠느냐고?”(정PD)

“안시켜줘서 못한 거죠.”(유오성)

‘서울의 달’에서 한석규를 스타로 부상시켰던 정인PD는 “톱스타가 된 한석규와 유오성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초창기만 보면 유오성의 얼굴에도 한석규 못지 않은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했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연기에 몰두하는 ‘연외인’을 자부한다”는 유오성은 “나를 뽑아준 사람들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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