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골든쇼 여는 김수희]『「대학로 성인팬」에 감격』

  • 입력 1997년 10월 10일 08시 03분


『한꺼풀 벗을 겁니다』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눈앞에 둔 가수 김수희(45). 음악생활 24년만에 이런 무대는 처음이다. 공연을 일주일 앞둔 요즘 마치 시집갈 날받은 새색시처럼 설렌다. 무슨 노래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이렇게 저렇게 떠오르는 구상을 휘갈기다가 지우기를 수십차례. 『부딪치는 대로 하자』 『아냐 맨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해야 돼』 공연은 15∼21일 라이브 2관(02―766―5417)에서 열린다. 이선희 심수봉에 이어 「97 골든쇼」의 세번째 주자다. 대학로가 생긴 이래 이처럼 성인팬들이 라이브 공연을 보러 몰려오는 것도 처음. 김수희도 『트로트를 가지고 대학로에 입성한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트로트 여가셍′ 대명사. 71년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미 8군무대에서 「블랙 캐츠」의 멤버로 노래하다 가요계로 나왔다. 히트곡은 「너무합니다」 「남행열차」 「멍에」 「잃어버린 정」 등. 특히 93년말 성인팬의 가슴을 촉촉이 적셨던 「애모」는 신세대 댄스열풍속에서 트로트의 자리를 지킨 노래다. 『트로트는 세월과 연륜속에 자신을 걸러내야 제대로 부를 수 있는 장르입니다. 듣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들리지만…』 이번 공연은 특히 스타가 아닌 여인으로서 살아온 세월을 담을 참이다. 김수희의 표현으로는 「과거로의 회상 열차」. 가슴에서 터져나오는 열정을 노래로 겨우 달랬던 20,30대. 밥을 위해 노래했던 때도 그랬지만 열정이 너무 깊어도 노래의 깊은 의미를 볼 수 없었다. 음악에 실은 감정도 어쩌면 「위장」냄새가 짙었다. 그러나 40줄에 들어선 이제는 「내려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오히려 홀가분하다. 김수희는 『겉포장만 잘된 상품이 아니라 정말 열심히 살아온 인간임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두달전 아홉번째 음반 「모라도」를 냈다. 새 음반은 4년만이다. 모라도는 스페인어로 보랏빛. 차가운 화려함일까. 수록곡 「아모르」 「부적」 「끊어진 사랑」 등 9곡의 노래 속에 스타의 뜨거움은 묻어 있지 않다. 절규에 가까운 창법이나 끈적끈적한 하소연이 새 음반에서는 잔잔한 이야기로 변해 있다. 김수희는 또 8년째 희레코드를 경영하고 있는 사업가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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