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사운드. 음악과 인생의 연륜이 얼마나 배어 있을까.
「2040」. 그룹 음악으로 60,70년대 초를 풍미했던 톱스타들이 최근 다시 결성한 그룹이다.
멤버들은 73년 해체한 「히 6」의 김홍탁 조용남 정희택과 당시 작곡과 편곡 활동을 했던 김기표. 나이도 김홍탁씨는 쉰셋이고 조용남 마흔아홉, 정희택 마흔일곱, 김기표 마흔넷. 「히 6」 해체 24년만의 재결합이다.
서울재즈아카데미 원장이기도 한 리더 김홍탁씨의 출사표.
『단순한 기념 음반이 아닙니다. 새로운 도전이죠. 과거 히트곡을 리바이벌하지 않고 신곡을 담았습니다. 중년 음악이 없다고 말만 할 게 아니라 만들어가야지요』
새음반 「사랑?」은 「사랑은 무슨 사랑」을 머리곡으로 내세웠다. 시계바늘을 70년대에 맞추면 훨씬 쉽게 다가온다. 브라스, 오르간 연주음이 있고 블루스와 재즈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여기에 보컬 조용남 정희택의 여유있는 호소력이 요즘 신세대 음악과 크게 다르다.
수록곡은 「나 하나의 사랑」 「어둠속의 두사람」 「미소」 「망각의 슬픔」 「재즈 카페」 등 9곡. 중년팬들은 금방 귀에 익은 선율감을 느끼며 추억속으로 돌아갈 수 있다. 수록곡의 절반은 멤버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퓨전재즈를 짙게 머금고 있다. 신세대층은 잃어버린 멜로디의 매력을 맛볼 수 있을 듯.
「2040」은 20대에서 40대까지란 뜻에서 붙인 이름. 광범위한 팬을 겨냥했다. 이들은 올 가을 라이브 공연을 서두르고 있다.
20여년의 세월을 성큼 건너 지난해부터 1년간 꼬박 준비했다는 멤버들은 새음반을 만든 과정을 「귀로」로 표현한다.
『음악하는 사람들은 음악으로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