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과 안성기. 대중음악과 영화계의 두 톱스타가 중학교때 같은 반 단짝이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신선한 충격을 준다. 사십대 후반까지 각자의 예술 세계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는 두사람의 인연이 그만큼 남다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경동중학교 3학년때 29번(조용필) 30번(안성기)으로 나란히 기타를 배우거나 영화를 보러다니며 개구쟁이짓을 함께 한 사이.
KBS 「빅쇼―조용필의 바람의 노래」(31일 오후 7.30)에서는 조용필과 안성기의 「작은 동창회」를 마련한다. 두 사람이 TV에 나란히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
『용필이가 고집이 세고 말이 없어서 정말 가수가 될 줄은 몰랐다』(안성기)
『그때는 성기가 기타를 더 잘 쳤다. 성기는 당시 영화배우(아역)라서 같이 나가면 어디서나 무사통과였다. 머리도 기르고 다닐 수 있어 너무 부러웠고…』(조용필)
두 사람은 학창시절 기타를 배우러 다니며 불렀던 「자니 기타」를 무대에서 함께 부르기도 한다.
이날 「빅쇼」는 최근 「바람의 노래」로 변함없는 정상임을 입증한 조용필의 30년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자리다. 조용필이 가장 아끼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시작해 신곡 「애상」 「바람의 노래」가 이어진다. 또 「단발머리」 「그대를 사랑해」 「슬픈 베아트리체」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등 히트곡이 펼쳐지며 10대 여가수 양파가 「조용필 기네스 베스트 5」를 소개한다. 이날 조용필의 「빅쇼」는 여느 때와 달리 관객을 초대하지 않고 녹화했다. 서너곡마다 무대를 바꾸고 객석에도 조명 장치를 하는 등 공을 들이기 위해 관객을 받을 여유가 없었던 것. KBS측도 이번 제작비가 예산을 몇배나 초과,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허 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