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코미디 일번지」,자치단체 순회 공개녹화 인기

  • 입력 1997년 4월 14일 07시 59분


장수프로로 자리를 굳힌 KBS 「전국노래자랑」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 웃고 즐길 수 있는 「동네잔치」라는데 있다. 월요일 밤 8시반에 방영되는 KBS2 TV의 「코미디 일번지」도 코미디 프로그램 중 처음으로 「동네잔치」를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연말까지 대학을 순회하던 「코미디 일번지」팀은 방학때 잠깐 지방자치단체에 들렀다가 뜻밖에 인기를 얻자 올초부터 서울 영등포구를 시작으로 10여곳이 넘는 전국의 시 군 구를 돌면서 공개녹화를 하고 있다. 『홍보를 중시하는 민선단체장들의 이해와도 맞아 떨어져 현재 6월말까지 일정이 모두 잡혀있을 만큼 녹화신청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 김웅래PD의 말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좋아합니다. 평일 오후 2시에 녹화를 하는데도 늘 좌석이 가득차요. 「역시 우리 동네가 좋다」는 끈끈한 유대감을 주기 때문이지요』 「포졸아카데미」 「일학년 일반」 「우리동네 명판결」 등 코너는 그 지역의 역사 풍물은 물론 「코앞에 닥친 문제」를 소재로 꾸며진다. 지난 7일 방영된 종로구편은 청진동 해장국집들의 원조 논쟁을 소재로 삼았고 15일 녹화할 인천시의 주요 소재도 강화도의 역사와 인천앞바다의 분쟁으로 잡혀있다. 연기는 서툴러도 자치단체장이 직접 출연해 주민들을 「웃겨주는 것」도 동네잔치로서의 맛을 더한다. 지난 2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기옥 서울동작구청장은 『민선시대라고 해도 주민과의 관계에서 아직 서먹한 부분이 남아있었는데 코미디 출연이 거리감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재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의 역사와 명승지 홍보에 그치고 있어 극장의 「대한뉴스」와 다름없는 「관영 홍보물」같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주민들의 생업현장에 보다 가까이 다가서서 현장의 분위기를 살려내야 다양한 일반 시청자들의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방송가의 지적이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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