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아-권해효,영화 「고스트 맘마」서 빛나는 조연

  • 입력 1996년 12월 25일 20시 19분


「朴元在기자」 드라마와 영화에서 관객들의 시선은 주인공에게만 쏠린다. 조연은 한쪽 구석에서 묵묵히 제 역할만 소화해내면 된다. 연출자는 이들에게 『너무 넘치거나 튀면 곤란하지만 모자라지도 말라』고 주문한다. 현재 상영중인 멜로영화 「고스트 맘마」(한지승감독)의 권해효와 박상아는 자신들에게 맡겨진 조연의 임무를 위축이나 과장됨없이 깔끔하게 완수했다. 이승 남편과 저승 아내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고스트 맘마」에서 권해효가 맡은 역은 먼저 떠난 아내 인주(최진실)를 그리워하는 지석(김승우)의 친구 주호. 박상아는 방황하는 지석에게 헌신적 사랑을 베풀어 유령을 감복시키는 회사후배 은숙으로 출연한다. 이들은 주인공 주변을 맴돌며 우스꽝스럽고 가슴 따뜻한 해프닝을 만들어 낸다. 약속이라도 한 듯 두 사람 모두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은 오히려 권해효 박상아가 등장한 장면에서 진한 여운을 느낀다. 권해효의 변화무쌍한 표정연기는 극 분위기에 탄력을 주는 감초 기능을 톡톡히 했다. 그는 『영화가 신파조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가벼운 웃음을 집어넣으려 애썼다』며 『촬영 때마다 상대역과 내 몫의 크기를 재가면서 균형을 맞췄다』고 말했다. 권해효는 이번 작품으로 데뷔한 한감독과 한양대 연극영화과 85학번 동기. 『친구를 돕는 기분으로 출연했다』는 그는 『친구라 만만히 보였던지 툭하면 NG 사인을 내 나를 혹사시켰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감독친구 자랑은 빼놓지 않았다. 『신인티를 전혀 내지않고 얄미울 만큼 침착하게 스태프를 이끌더군요. 감정을 절제하는 힘과 계획성있는 촬영스타일을 갖춘 유망감독입니다』 「뿔테 안경에 텁수룩한 머리, 화장기없는 촌스런 외모」. 박상아 입장에서 은숙의 캐릭터는 말 그대로 「미지의 영역」이었다. 지난해 KBS슈퍼탤런트 대상을 받고 「젊은이의 양지」에서 독선적인 부잣집 딸로 나왔던 박상아는 『종전 이미지를 송두리째 뒤바꿀 수 있어서 흐뭇하다』고 말했다. 아름답고 섹시한 모습만으로 어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박상아의 생각. 그는 『영화 데뷔작인 만큼 쟁쟁한 선배들에게 배우는 자세로 연기했다』며 『은숙의 운명처럼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화려하게 변신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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