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과징금 1.4조 → 6000억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5일 00시 30분


금감원 “자율 배상 서두른 점 고려”
최종 제재 수위 이르면 이달중 확정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2018.4.17 뉴스1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2018.4.17 뉴스1
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불완전 판매한 은행들에 부과하는 과징금을 기존 1조4000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약 6000억 원으로 낮췄다. 은행들이 피해자에 대한 자율 배상을 서둘렀고, 위반 사례 상당수가 법 시행 초기에 발생한 점을 고려한 결과다.

금감원은 4일 임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 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6000억 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앞서 2월 금감원은 해당 안건에 대해 1조4000억 원의 과징금과 기관 경고 방침을 정한 뒤 금융위원회로 넘겼다. 하지만 금융위가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금감원이 제재 수위를 다시 정하게 됐다.

금융위는 이번 사안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2021년 이후 첫 번째 대규모 과징금 부과 사례여서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불완전 판매 제재의 참고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은행들이 불완전 판매에 대한 자율배상을 위해 노력해온 점을 감경 사유로 꼽고 있다. 5개 은행은 ELS 피해자 중 약 96%와 자율배상 합의를 마쳤다. 여기에 위반 사례의 상당수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에 일어난 점도 고려됐다. 앞서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과징금이) 조 단위는 아닐 것이며, 내용을 정리해 5월 말 안에 통과시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 은행은 2021∼2023년을 중심으로 16조3000억 원 규모의 홍콩H지수 EL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수익률만 강조하고 상품 구조와 위험을 충실히 설명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 논란을 일으켰다. 은행들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는 향후 금융위 안건심사 소위원회와 정례회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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