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삼성전자 파업 리스크 해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미국과 이란 전쟁 종전 기대감 등 호재가 겹치며 코스피가 하루에 600포인트 넘게 올라 단숨에 7,800선을 회복했다. 이날 하루 상승 폭은 역대 최대였다.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6.64포인트(8.42%) 오른 7,815.5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률은 올해 들어 3월 5일(+9.63%), 4월 1일(+8.44%)에 이은 3번째로 높았다. 상승 폭 은 사상 최대였다. 주가가 급반등하는 과정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에 나란히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 정지)가 발동됐다.
기관이 2조9000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2조6700억 원)과 외국인(2200억 원)은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대폭 줄었다. 외국인은 이달 7~20일 코스피 44조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우선 중동 전쟁의 종전 기대감이 커지며 국제 유가와 국채 금리가 동반 하락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이 최종단계”라고 발언했고, 이란도 미국 측 제안을 전달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나란히 5%대 하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4.67%에서 4.57%로 0.1% 포인트 내렸다.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여기에 전날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면서 파업 리스크가 해소된 덕에 삼성 그룹주가 강세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8.51% 상승한 29만9500원으로 마감했는데, 장중 30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13.78%), 삼성물산(+12.96%) 주가도 나란히 상승했다.
또 엔비디아가 2027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AI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같은 기간 92%나 증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확장인 AI 팩토리 구축이 놀라운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11.17%), SK스퀘어(+14.58%), 한미반도체(+15.65%) 등 반도체와 전력기기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젠슨 황 CEO가 “향후 5년 안에 피지컬AI 분야가 엄청나게 발전할 것”이라고 발언하자 로봇과 자동차 기업들도 동반 강세였다. 일본 증시에서도 소프트뱅크그룹(+19.85%)과 메모리 제조사 키오시아(+7.9%) 등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과 고유가로 인한 고물가 우려는 남아있지만, 강력한 AI 수요에 힘입어 국내외 증권사들이 코스피 목표가를 상향 중이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7,500~8,000에서 1만~1만1000으로 올렸다. 모건스탠리도 올 연말 전망치를 9,500으로 제시하며 강세장에는 1만 돌파가 가능하다고 봤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지속 가능할지를 주목해야 한다”며 “향후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되면 추가적인 지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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