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키운 ‘증류’ 방식, 美 빅테크 ‘무임승차’에 칼 빼들었다

  • 동아일보

뉴스1
미국 빅테크들이 자신들의 고성능 인공지능(AI) 학습 결과를 이용해 돈을 버는 중국 AI 기업차단에 손을 잡는다. 이들은 중국 기업들의 ‘학습결과 훔치기’가 향후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 의회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미중 AI 경쟁이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에 이어 지식 유출 규제로 확산되는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 구글, 앤스로픽이 함께 자신들의 데이터를 무단 추출해 글로벌 AI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AI 기업들을 저지하고 나섰다. 경쟁이 치열한 세 빅테크가 손을 잡은 것은 이례적이다.이들은 2023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 ‘프론티어 모델 포럼’을 통해 중국 기업들의 데이터 추출 시도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中 증류 공격으로 美 빅테크, 매년 수십억 달러 손해


빅테크들이 문제 삼고 있는 중국의 무단 데이터 추출은 ‘증류’라고 불리는 AI 학습법과 관련돼 있다. AI 증류는 고성능 AI 모델(교사 모델)의 방대한 데이터와 기능을 소형 모델(학생 모델)로 이전시키는 일종의 압축 학습 방식이다. 구글의 ‘제미나이 플래시’ 시리즈가 상위 모델인 ‘제미나이 프로’를 증류해 개발한 소형 AI 모델이다.

문제는 다른 회사가 증류를 시도할 때다. 지난해 1월 전세계에 충격을 준 중국의 딥시크의 AI 모델 ‘딥시크 R1’이 대표적 사례다. 딥시크는 증류 의혹을 부정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딥시크 R1이 적은 자원으로 빠르게 고성능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오픈AI의 챗GPT 모델을 증류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딥시크의 성공 이후 중국에서는 증류 방식을 택하는 AI 스타트업이 크게 늘었다.

중국의 ‘가성비 AI’들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고성능 AI를 개발한 빅테크들의 손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무단 증류 공격으로 미국 빅테크들이 매년 수십억 달러 손실을 입고 있다”고 추산했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학습한 미국 AI에 중국 기업들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중 ‘AI 전쟁 2라운드’ 시작되나


오픈AI는 올 2월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에 중국의 증류 공격은 경쟁사 모델을 사실상 훔치는 무임승차에 해당한다고 문제 제기에 나섰다. 앤스로픽 역시 딥시크, 문샷AI, 미니맥스 등 중국 3사가 가짜 계정 2만4000개를 이용해 자사 AI 모델인 ‘클로드’에서 16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추출했다고 밝혔다. 구글도 자사 블로그에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에서 10만 건 이상의 데이터 무단 추출 시도가 있었다고 공개했다.

빅테크들이 주장하는 또 다른 위험 요소는 증류시 선별 데이터만을 학습하기 때문에 AI의 안전장치가 모두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적대국이 치명적인 병원균을 생성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위에 AI를 활용할 수 있어 미국 안보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빅테크들의 반발이 향후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때 미국이 중국의 AI 개발을 막기 위해 고사양 반도체 수출을 규제했던 것처럼, 이제는 AI 지식 이전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류 행위를 기술적으로 막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증류를 시도하는 기업의 미국 사업을 막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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