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48%에서 올해 73%로 상승
공급망 안정·가격 경쟁력 일석이조
소재, 장비, 양산까지 K디스플레이
中 LCD 경쟁에서도 비교 우위 강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연구원이 OLED 핵심 소재 p도판트를 분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국산화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4년 전만 해도 절반이 안 됐던 국산화율을 지속해서 높이며 공급망 안정성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높이고 있다.
● 장비 이어 소재까지 국산화 속도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을 만드는 데 투입하는 소재의 국산화율을 올해 73%까지 높였다. 이는 2021년 48%보다 25%포인트 확대된 수치로 역대 최대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OLED 제조 장비도 국산화를 꾸준히 추진해 이미 70%를 넘긴 상태다. 10년 전과 비교해 30%포인트가량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OLED는 소재부터 장비, 양산에 이르기까지 국내 공급망을 강화해 진정한 K디스플레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20년 전만 해도 OLED 소재의 대부분을 미국, 일본, 독일 등 해외 공급사에 의존해야 했다. 이들 업체가 OLED 소재 개발 및 양산에 필요한 기술력과 특허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수입 소재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화를 추진했다. 특히 OLED 패널에 필수적이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 중심으로 대체재를 연구했다. 대표적으로 LG화학과 2015년 ‘p도판트’라는 핵심 소재를 공동 개발하기 시작했다. p도판트는 OLED의 발광 효율과 소자 수명, 소비전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소재다. 공기와 닿으면 쉽게 변질되는 특성 때문에 개발 난도가 가장 높은 OLED 소재로 꼽힌다.
두 회사는 2023년 국내 최초로 기존 수입 소재와 동일한 성능을 보이는 p도판트 대체재를 개발했다. 양산 과정에도 성공적으로 투입해 현재 TV, 노트북 패널 등에 활용하고 있다. 내년에는 차량용 OLED 패널에도 활용해 전(全) 제품군에 자체 개발한 p도판트를 사용할 계획이다.
● 중소 파트너사에 패널·특허도 공유
LG디스플레이는 OLED 소재 국산화를 위해 국내 중소·중견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장비, 패널을 공유해 이들 업체가 개발한 재료를 실제 패널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핵심 소재 개발에 성공해도 비용 문제 등으로 실제 OLED 패널에 적용해 보고 테스트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이 같은 지원책을 내놨다. LG디스플레이는 또 공동 연구 프로젝트도 진행하며 협력사의 우수 기술에 대해서는 특허 출원을 돕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소재 국산화로 OLED 패널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히 중국이 강점을 갖는 ‘가성비’ 액정표시장치(LCD)와의 경쟁에서 큰 이점이 된다는 평가다. 한국이 주력하는 고부가가치 OLED가 LCD와의 가격 차이를 좁히면 그만큼 고객사나 소비자들이 LCD를 쓸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현재 중국 LCD 대 한국 OLED 구도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올 초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하며 TV용 LCD 패널은 사실상 중국 독점 체제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경쟁 우위를 가져갈 방법은 OLED뿐”이라며 “국내 자체 공급망 강화에 더 많은 투자를 쏟아 중국 등 해외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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