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우리 사회가 맛있어지도록 잘 비비겠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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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아이콘’ 자신하는 다나카

다나카 유키오가 1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달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보람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다나카 유키오가 1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달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보람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오이시쿠나레,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꿍!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에 잘 섞여 나라가 살맛 나게 맛있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잘 섞이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유명한 개그맨(김경욱)인데 요즘에는 일본 사람 호스트, 일종의 가공 캐릭터 설정 인물로 활발하게 방송과 온라인 매체에서 활동 중인 ‘다나카 유키오’가 다문화 가정 인식 개선과 갈등 해소를 위한 소통에 적극 나선다. 김경욱은 과거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의 ‘나몰라 패밀리’ 코너에서 가수 바비 킴을 어설프게 흉내내는 ‘바보 킴’으로 큰 웃음을 줘 인기를 얻었다.

다나카는 아예 김경욱을 자신의 매니저로 설정해 놓고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콘텐츠 발굴에 도전하고 있다. 다나카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일본 호스트 설정인데, 일본어도 어눌한 데다 늘 당하는 캐릭터다. 그러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아 오히려 본캐릭터보다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더 인기를 얻고 있다.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꿍’은 다나카의 필살기 주문이다. 심하게 ‘맛있어져라’라는 의미다.

다나카는 동아일보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다문화 가정 인식 개선 캠페인 ‘따뜻한 동행, 달라도 다 함께, 달다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달다’ 캠페인은 차별과 갈등이 아닌 공존과 화합이라는 인식 변화에서 국민 소통을 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올 7월부터 국민들이 직접 극복한 사회, 직장, 가정 내의 다문화 갈등 해소 사례를 공모해 수상자를 선정하고 알렸으며, 각종 홍보 콘텐츠 제작과 온·오프라인 캠페인 활동을 전개했다.

다나카는 캠페인송 ‘동행’을 부르며 메시지를 전했다. 다나카는 한국에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캐릭터가 다문화 가정과 한국 사회를 연결하는 소통의 창구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서로를 언급해 주는 일이 먼저 중요할 것 같아요. 다문화 사람들을 고립시키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자의 스타일과 영역을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이 된다면 그 자체로 ‘윈윈’입니다. 저부터 실천하고 있어요.”

설정 부캐릭터지만 그래도 다나카의 지금 삶이 다문화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전해 줬으면 한다.

“다나카가 5년 전에 한국으로 와서 4년간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고 지금에서야 나름 인정을 받고 있잖아요. 이를 보고 힘을 얻으면 좋겠어요. ‘다문화의 아이콘’으로 다문화 가정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 재미있게 알아가도록 제가 아이디어를 내놓겠습니다.”

다나카는 야박한 평가도 많이 받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여유도 생겼다. 그래서 사회 저변에 두껍게 박힌 다문화 가정 인식을 바꾸려는 도전에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다.

“간혹 저에게 ‘재미없다’고 직격하는 분들도 있는데, 바꿔 말하면 그분들이 예전에는 저를 재미있게 소비했다고 볼 수 있잖아요. 저를 좋아하기 때문에 실망한 거죠. 당연히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으려고 저를 채찍질할 수 있는 겁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도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애정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봐요.”

열심히 사는 다나카가 많은 응원을 받는 것처럼 다문화 가정을 향한 시선도 같았으면 한다. 유튜브 방송 등을 하다 본캐릭터인 개그맨 김경욱과 헷갈리는 일이 자주 벌어지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다 고음에서 멈칫하며, 술을 마시면 한국말이 술술 나오는 식으로 정체성에 혼란을 겪지만 보는 사람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다. 다나카가 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는데 또 다른 부캐릭터인 ‘53세 유튜버 김홍남’으로 40∼60대에게도 특별한 인식 변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다짜고짜 메시지만 들고 ‘생각을 바꿔 달라’고 다가가는 것보다는 다문화 가정들이 갖고 있는 고뇌, 고민을 제가 망가지는 방식으로 잘 알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요. 뭔가 기분이, 느낌이가 너무 좋스므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다나카 유키오#김경욱#다문화 가정#김홍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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