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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스타트업도 해외서 투자유치… “인베스트코리아 덕분”

입력 2023-05-22 03:00업데이트 2023-05-2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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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에 설립된 투자유치기관
‘IKMP’ 사업 통해 3144억 유치
기업들 “투자 시장 혹한기에 단비”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스타트업 그립을 2010년 설립한 정연규 대표(53)는 IoT 허브, 센서 등 그간 하드웨어(HW) 납품에 무게를 두던 사업 전략을 플랫폼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IoT 기기를 제어하거나 이를 통해 데이터 수집·분석을 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Things X)을 구축한 것이다. 그립은 지난달부터 국내 한 양극재 공장에 이 플랫폼을 적용하기 위해 첫 사업 검증(POC)에 들어갔다. 플랫폼을 이용하면 각종 설비에 부착된 센서들을 통해 진동과 온도 등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해 공장의 안전 관리를 실행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스마트공장뿐만 아니라 가정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이 플랫폼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립은 HW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6.2%였다. 2019년 2.1%에서 2년 만에 3배 가깝게 수익성이 높아진 셈이다.

그립은 사업 전환에 쓴 자금을 해외로부터 유치했다. KOTRA 인베스트코리아가 운영하는 ‘인베스트코리아 마켓플레이스(IKMP)’ 사업을 통해 해외 투자금 13억여 원을 받았다. 이후 ‘해외 선(先)투자’를 전제로 한 후속 투자인 ‘신산업 외국인투자유치촉진펀드’ 15억여 원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정 대표는 “IKMP가 투자 유치의 물꼬를 텄다”며 “투자 시장 혹한기에 단비 같은 존재”라고 했다. 2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11.9% 감소한 6조8000억 원에 그쳤다.

인베스트코리아는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라 1998년 KOTRA에 설립된 국가투자유치기관이다. IKMP를 포함해 한국 기업의 성장성을 해외에 홍보하고 외국 기업 및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7년 시작한 IKMP를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지난해까지 서비스업 20개, 제조업 18개 등 총 38개다. 이 기간 누적 투자금은 약 2억3500만 달러(약 3144억 원). 올해도 클라우드 기반 치과 솔루션 전문 기업 등 두세 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 유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인베스트코리아는 매년 2월, 5월, 9월 IKMP 참가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2월 44개 기업을 모집·선정한 데 이어 5월 두 번째 참가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신용보증기금, 울산시청 등 각 기관이 기업들을 추천하기도 한다. 단순 투자자가 아닌 추후 사업 파트너사로 거듭날 수 있는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는 범부처 해외 진출·투자 유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인베스트코리아 측 설명이다.

김태형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는 “IKMP는 국내 기업이 원하는 투자자를 찾아준다는 점에서 고객 중심의 능동적인 사업”이라며 “참가 기업이 외자 유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끈기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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