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JLR), 전동화 전환 가속 전략 발표… 5년간 25조원 투입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4월 20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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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설비·첨단 기술·인력 양성 등 25조 투입
영국 헤일우드 공장, 전기차 전용 전환
엔진 제조 센터→전기모터·배터리팩 생산
랜드로버, 연말 레인지로버 EV 사전계약
벨라급 신차 전기차로 출시… 전용 플랫폼 적용
재규어 신형 전기차 4도어 GT 2025년 출시
사명 ‘JLR’ 변경 추진

재규어랜드로버가 전동화를 앞세워 글로벌 선도 럭셔리 완성차 입지 강화에 나선다. 럭셔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존 헤일우드 공장을 전기차 전용 제조시설로 전환하기로 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19일(현지 시간) 영국 게이든(Gaydon) 소재 재규어랜드로버센터에서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기존 ‘리이매진(Reimagine) 전략’을 기반으로 전동화 비전 가속화에 초점을 둔 ‘하우스 오브 브랜드’ 전략을 발표했다. 리이매진 전략은 2030년까지 전동화 브랜드 전환을 목표로 한다. 세부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순 현금 흐름 흑자를 달성하고 2026년까지 두 자리 수 세전영업이익(EBIT)을 실현시킨다는 목표다.

에드리안 마델 재규어랜드로버 최고경영자는 “2년 전 리이매진 전략을 시작한 이후 큰 진전을 이뤄왔다. 신형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찬사를 받으면서 인기를 확인시켜줬고 디펜더 패밀리를 도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며 “전례 없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반도체 부족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생산 확대를 통해 지난해 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헤일우드 공장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고 차세대 중형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키텍처를 순수 전기차 플랫폼(EMA, Electrified Modular Architecture)으로 개발해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39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한 투자 계획도 공유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전동화 전환을 위한 생산 설비와 차량용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기술, 인공지능 기술, 디지털 기술, 인력 육성 등에 향후 5년간 약 25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계획의 경우 올해 말 레인지로버 전기차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중형 SUV 모델은 오는 2025년 출시하고 레인지로버 계열 전기차로 만들어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형 전기 SUV는 영국 머지사이드(Merseyside) 소재 헤일우드(Halewood)에서 제작된다.

이번에 발표한 신규 EMA 플랫폼은 전기차 전용으로만 사용된다. 신형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에 적용된 기존 MLA(Modular Longitudinal Architecture) 플랫폼도 유지하기로 했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시장 요구와 수요에 맞춰 제품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한다는 복안이다.

리이매진 전략을 진화시킨 하우스 오브 브랜드 전략은 재규어랜드로버 내 레인지로버와 디펜더, 디스커버리, 재규어 등 세부 브랜드 고유 특징을 전동화에 맞춰 확장하고 전체 브랜드 비전을 고객에게 효과적이고 빠르게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한다. 이를 통해 안목 높은 소비자에게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모던 럭셔리 자동차 경험을 전달한다는 목표다.

제리 맥거번(Gerry McGovern) 재규어랜드로버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는 “리이매진 전략 핵심은 하우스 오브 브랜드 구축”이라며 “전동화 전환과 함께 영국 브랜드 고유 특성을 증 증폭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을 위해 감성적으로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재규어랜드로버 지속가능성을 보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규어랜드로버는 리이매진 전략 하에 새롭게 거듭나는 재규어 브랜드에 대한 계획도 발표했다. 럭셔리 모델 3종 중 첫 차종은 4도어 GT라고 밝혔다. 영국 웨스트 미드랜즈(West Midlands) 소재 솔리헐(Solihull)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새로운 재규어 4도어 GT 모델은 이전에 없던 강력한 출력을 발휘하고 700km에 달하는 긴 주행거리가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재규어 독자 플랫폼인 JEA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가격은 10만 파운드(약 1억6500만 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제리 맥거번 CCO는 “근본적으로 재규어를 모던 럭셔리 브랜드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에 있다”며 “재규어의 변화에 있어 핵심 디자인 철학은 ‘모방의 대상이 되더라도 절대 모방하지 않는다(A Copy of Nothing)’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드리안 마델 CEO는 “올해 말 선보일 레인지로버 전기차와 2025년 출시 예정인 재규어 4도어 GT 전기차를 통해 재규어랜드로버는 모던 럭셔리 브랜드로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영국 내 생산 설비의 경우 헤일우드 공장이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거듭나고 재규어랜드로버 인제니움 엔진을 생산하는 영국 울버햄프턴(Wolverhampton) 엔진 제조 센터는 전기모터와 배터리팩 등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엔진 제조 센터 명칭을 전기 추진 제조 센터(Electric Propulsion Manufacturing Centre)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한 유서 깊은 캐슬 브롬위치(Castle Bromwich) 공장은 압축 차체 금속 가공을 준비하는 스탬핑 시설을 확장해 차세대 전기차 차체 작업을 위한 시설로 변경된다. 캐슬 브롬위치 내 다른 시설 활용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편 재규어랜드로버는 이날 사명을 ‘JLR’로 변경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하우스 오브 브랜드 전략에 따라 JLR 산하 레인지로버와 디펜더, 디스커버리, 재규어 등 크게 4개 브랜드가 각자 고유 이미지를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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