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싸서, 굳이 필요 못느껴서”…신혼부부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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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13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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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혼부부 숫자가 110만1000쌍으로 나타나 6년 연속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전년 대비 감소폭은 7%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경제적으로는 지난해 폭등했던 집값이, 사회적으로는 결혼을 기피하는 문화가 확산 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혼인 신고한 지 5년 이내로 국내에 거주하며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부(신혼부부)는 110만1455쌍으로 118만3750쌍이었던 전년 대비 약 7%(8만2000쌍) 줄었다. 특히 1년차 신혼부부 비중은 가장 낮은 17.4%였는데, 전년 대비 무려 10.4% 줄어들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해당 결과는 통계청이 신혼부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6년 연속 감소세이자 역대 최저 규모다. 신혼부부는 2015년 147만2000쌍, 2016년 143만7000쌍, 2017년 138만쌍, 2018년 132만2000쌍, 2019년 126만쌍으로 계속해 감소해왔다. 통계 작성 이후 매년 역대 최저치를 새로 쓰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상 뒤엔 인구감소 추세와 더불어 경제와 문화적 요인이 촘촘히 얽혀 있다. 차진숙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경제적인 문제를 비롯해 비혼족이 늘어나고 있는 문화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며 “특히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에 달하며 결혼식을 미루던 추세가 이번 통계에 반영됐다는 점이 일차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2021년에는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했던 만큼, 관련 영향이 두드러졌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예식장에서 직원이 피로연장 주방 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50인 이상 모이는 결혼식을 금지하면서 예비 신혼부부와 예식장 간 혼란이 일고 있다. 2020.8.20 뉴스1
2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예식장에서 직원이 피로연장 주방 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50인 이상 모이는 결혼식을 금지하면서 예비 신혼부부와 예식장 간 혼란이 일고 있다. 2020.8.20 뉴스1

지난 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방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 3004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주택 가격이 100% 상승할 때 무주택자 결혼 확률은 8년간 4.1~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 상승이 무주택자의 결혼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문화적으로는 ‘나홀로족’이 증가하는 추세가 신혼부부 수 감소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1인 가구 비중은 47.1%였다. 2년 전과 비교해 1.1%포인트(p) 감소한 것이다. 반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은 44.3%였는데 2년 전 대비 2.2%p 올랐다.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같이 살 수 있다’는 인식도 널리 퍼지고 있다. 올해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1인가구 비중은 68.5%에 달했다. 전체 가구 역시 65.2%였다. 반면 결혼하지 않으면 절대로 같이 살 수 없다고 한 1인가구 응답자는 10.9%에 불과했다.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매해 신혼부부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등 모든 게 서울에 집중된 ‘병목사회’에서 경쟁을 치르며 결혼 상대를 보는 눈도 높아졌다”며 “양질의 직장과 주택 등 결혼에 대한 높아진 심리적 비용을 갖추지 못해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좋은 대학 등 양질의 인프라를 균등하게 형성해 경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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