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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온라인몰 약진에… 유통 공룡들 새 무기는 ‘학원’

입력 2022-02-04 03:00업데이트 2022-02-0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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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 학원 차별화 경쟁
‘청담 어학원’을 운영하는 영어교육업체 청담러닝은 다음 달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영어유치원을 연다. ‘크레버스 키즈 1호점’으로 5∼7세 유아를 대상으로 영어학습은 물론이고 수학, 코딩, 경제 교육을 함께 진행한다. 지난달 입학설명회에 학부모들이 예상외로 많이 몰리자 온라인 설명회를 추가로 열기까지 했다.

최근 온라인 소비 비중이 급증하자 오프라인 백화점과 쇼핑몰이 전문 학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일명 ‘쇼핑몰 아카데미(학원)’로 과거 문화센터나 테마파크, 키즈카페가 모객(募客) 거점이 됐던 데서 한 단계 진화했다. 비(非)대면 소비에 익숙해진 고객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기 위해 전통 유통업체들이 학원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온 셈이다.
○ 쇼핑몰들의 생존 위한 학원 유치전
홈플러스 키즈 수영장 ‘엔젤크루 키즈 스위밍’.
롯데월드몰은 이번에 영어유치원뿐만 아니라 대형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계열의 모델 에이전시인 YG케이플러스의 모델 아카데미까지 유치했다.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에 개원 소식을 알리며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곳’임을 강조했다. 주니어, 미시, 시니어 등으로 세분화해서 모델반을 운영한다.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르기 위한 포석이다.

‘쇼핑몰 학원’이 연이어 탄생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몰들이 약진한 반면에 대형 쇼핑몰들은 2020년 전년 대비 매출이 3.6% 감소하는 등 궁지에 몰린 영향이 크다. 오프라인 쇼핑객의 방문과 소비를 유도하는 ‘샤워효과’(백화점 맨 위층에 소비자들이 몰리면 아래층까지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를 노렸다. 유명 아카데미가 들어오면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 유입이 늘고 이들이 백화점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식당을 이용하거나 쇼핑하면서 지갑을 열기를 유도하는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높은 쇼핑몰은 입점 학원에도 매력적인 장소다. 청담러닝 측은 “MZ세대 부모들은 기존의 헬리콥터족 같은 교육을 넘어 개인의 행복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교육환경을 추구한다”며 “아이가 교육을 받는 동안 학부모는 쇼핑몰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아이도 자신도 소중한 MZ 부모들의 ‘핫플’
서울신라호텔 투숙객 자녀를 위한 ‘키즈 라운지’.
쇼핑몰을 배움 공간으로 변신시켜 고객을 붙드는 ‘록인(lock-in) 전략’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1985년 전후로 생겨난 백화점 문화센터가 쇼핑몰 학원의 원조로 통한다. 이후 2010년대 키즈카페가 등장해 자녀의 놀이 공간을 제공했다. 이후 최근 등장한 쇼핑몰 학원은 밀레니얼세대 부모들의 교육열과 행복 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장소가 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MZ세대 부모들은 아이뿐만 아니라 자신도 즐거워야 한다”며 “부모가 된 MZ세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교육 핫플’ 전략이 오프라인만의 차별화를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 샵스 앳 센터필드’의 골프 아카데미.
실제로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세서미 스트리트의 영어키즈클럽과 대전 신세계백화점이 KAIST와 협력해 만든 과학관 ‘넥스페리움’도 각각 지역 맘카페 등을 통해 ‘자녀교육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국공립 어린이집(스타필드시티 부천)과 골프아카데미(더 샵스 앳 센터필드)를 입점시키기도 했다.

지역민들의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수요 역시 쇼핑몰 학원을 촉진시킨 요인이다. 홈플러스는 코로나19 여파로 문 닫은 인천논현점 대형 레스토랑 자리에 지난달 어린이 수영장인 ‘엔젤크루 키즈 스위밍’을 열었다. 한 달 만에 120여 강좌에 300여 명이 등록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불구하고 예상 목표보다 200% 넘게 초과 달성했다”고 했다. 이는 지역 내 교육시설에 대한 대기 수요를 유통업체가 충족시켜 준 사례로 꼽힌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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