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스스로 추월 가능한 ‘자율주행 레벨3’ 신차 몰려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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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상태 따라 차 피하는 수준… 벤츠-BMW-현대차 등
내년 상용화 목표로 가속도, “사고 때 제조사 책임 기준 필요”

벤츠가 공개한 신형 S클래스의 레벨3 자율주행 테스트 영상의 한 장면. 차량이 끼어들거나 정차한 차량을 발견했을 때 차량이 이를 알아서 피해갈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벤츠가 공개한 신형 S클래스의 레벨3 자율주행 테스트 영상의 한 장면. 차량이 끼어들거나 정차한 차량을 발견했을 때 차량이 이를 알아서 피해갈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내년 자동차 시장에 자율주행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이 적용된 자율주행 차량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레벨3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목전에 온 가운데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 시 어디까지를 제조사 책임으로 볼지, 사고 조사 및 보험 처리를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 정비는 아직 돼 있지 않아 향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최근 독일 정부로부터 세계 최초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브 파일럿’을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자율주행에서 레벨3은 조건부 자율주행으로 교통 신호 및 도로 상태에 따라 앞 차를 추월하거나 피하는 등 운전자 개입 없이 운전이 되는 수준을 가리킨다. 차량이 운전자에게 운전을 요구하면 운전자가 운전 주도권을 갖는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레벨4는 악천후 등을 제외하고는 운전의 주도권이 거의 차량에 있다.



벤츠는 내년 중반부터 벤츠 S클래스와 전기차 EQS 등에 레벨3을 적용할 계획이다. BMW도 내년에 출시 예정인 차세대 7시리즈와 전기차 등에 레벨3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미 자율주행 2.5단계 이상 수준의 기술을 상용화했다. 혼다는 ‘레전드’라는 자율주행 레벨3이 적용된 차량 100대를 리스 판매용으로 올해 3월 출시했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레벨3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레벨3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눈앞에 와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레벨3 자율주행차 확대 보급을 위해 사고 조사 및 보험 처리 관련 제도와 법규를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해 4월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법(제29조의2) 등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사고가 났을 때 일반 차와 동일하게 차량 보유자가 배상 책임을 진다. 사고가 나면 일반 자동차 보험처럼 운전자 과실을 따져 보상이 이뤄진다. 이후에 자율주행차 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 조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제조사 책임이 인정되면 보험사가 제조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1∼6월) 서울 도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선보일 레벨4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 ‘로보라이드’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1∼6월) 서울 도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선보일 레벨4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 ‘로보라이드’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큰 틀에서 자율주행 레벨3 적용 차량 사고에 대한 제도가 마련됐지만 보다 구체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동차 업체들은 제조사 책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자율주행 레벨3 상용화 초기에 사고에 대한 책임이 제조사에 있다고 하면 기술 개발 명성에 큰 흠이 날 수 있다. 어떤 경우 제조사 책임인지 얼마만큼의 책임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보험도 문제다. 보험업계는 자율주행 레벨3 차량 보험 상품 개발을 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 레벨3 자율주행차량 보험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 시 차량 내에 저장된 정보에 대한 접근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자율주행 사고기록장치에 저장된 정보는 사고조사위원회만 접근할 수 있고 보험사는 접근 권한이 없다. 고객들이 사고 조사 판단 결과에 항의를 해도 보험사가 어찌할 방도가 없다”며 “기술 결함에 따른 배상에 있어 소비자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야 자율주행차 보급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자율주행 자동차#자율주행 단계#추월 가능#내년 상용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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