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제2 요소수’ 대란 막아라…마그네슘·희토류·리튬까지

뉴스1 입력 2021-11-12 08:30수정 2021-11-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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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의 요소수 사태’가 마그네슘·희토류·리튬 등 다른 중간·원자재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산업의 핵심 품목이 수천개에 이르는 현실 때문이다.

이달 들어 확산한 요소수 대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깨진 글로벌 가치 사슬(GVC) 안정성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이번만 특별히 일시적이거나 특수한 케이스가 아닌 만큼, 우리 경제의 공급망 취약점을 통합 관리할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수입한 품목 1만2586개 가운데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80% 이상인 품목은 3분의 1인 3941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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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에서 들여오는 비율이 80%를 넘는 품목은 마그네슘잉곳(100%), 산화텅스텐(94.7%), 네오디뮴 영구자석(86.2%), 수산화리튬(83.5%) 등 1850개였다.

중국의 변화로 인해 경제가 자칫 마비될 수도 있는 품목이 수천개에 달한다는 뜻이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503개)과 일본(438개), 독일(121개)에서 수입 비중이 80%를 넘는 품목도 수백개에 달했다.

◇마그네슘·리튬·희토류·알루미늄까지…곳곳이 ‘취약점’

마그네슘은 금속 강도를 높이고 경량화하는 데 쓰여 자동차용 강판과 건축자재, 전자제품을 만들 때 필수 재료다. 이미 중국이 전력난에 따라 감산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들어가는 수산화리튬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중국 내 공급 차질이 커질 경우, 우리 경제의 유력한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네오디뮴 등 희토류를 원료로 만드는 영구자석도 전기차 모터와 전자제품 등에 널리 쓰이기에 공급 불안 시 부정적 파급이 상당하다. 정부에 따르면 희토류는 대중 수입 의존도가 그보다 낮은 50%가량이지만, 반도체와 친환경차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활용돼 공급 리스크에 취약한 상태다.

중국이 세계 최대 생산지인 알루미늄 가격도 중국의 감산에 따라 지난달 중순 톤당 3049달러를 기록,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올 상반기 미국이 공급망을 챙겨본 4대 품목이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희토류”라면서 “자급자족이 힘든 우리나라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더라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수입처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日 때랑 왜 달라” 비판…‘비싼 수업료’ 또 안 내려면

대중 의존이 과도한 품목들이 우리 산업 곳곳에 산적한 상황에서, 최근 공급망 재편 조짐에 따른 정부 대처가 늦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작년부터 공공연히 경고돼 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해 7월 공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우리의 대응’ 보고서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제조업에서 설비 자동화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미·중 갈등까지 지속되면서 저렴한 인건비를 강점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온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내수시장 중심의 기존 공급망을 잘 유지함과 동시에 중국 중심 글로벌 공급망을 다원화하는 투-트랙 (Two-Track) 전략이 요구된다”라며 “과도한 중간재 대중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술 수준, R&D 역량 등을 고려해 인도와 아세안 등지로 중간재 조달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로부터 1년여 동안 조야에서는 국제 공급망 차질에 대한 경고음이 지속됐다. 예컨대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의 취약점인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의 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해당 산업 강국인 우리나라에 협력을 요청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요소와 같이 여러 산업에 두루 쓰이는 ‘범용’ 자재이면서, 정부 부처 간 업무 영역이 나눠진 품목의 경우, 공급망 변화 조짐에 대한 당국의 관심이 분산되는 맹점이 있었다고 분석 중이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요소수 대처가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 비교할 때 매우 늦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동의하냐”는 질문에 “(중국의 수출 조치) 발표 후 1~2주 늦은 대응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대응이 늦은 원인으로 “요소 사용처에 따라 비료로 쓰이느냐, 산업시설에 쓰이느냐, 차량용 요소수에 쓰이느냐에 따라 부처 간 업무 영역이 나눠져 있었던 부분이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비싼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업역 분리에 따른 집중도 분산이 문제라면 공급망 문제를 전문적으로 들여다 보는 조직 구성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한 국가나 지역에 집중된 원자재, 소부장 분야가 무수히 많은 만큼 정부가 미리부터 나서 품목별 분석을 진행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위원회를 당장이라도 구성해 분석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핵심 품목의 경우 ‘전략 물자화’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더욱 중요한 품목의 경우 정부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특전) 정책을 통해 국내에서 일부 생산하는 전략 물자화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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