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배상” “수용 불가”…주총까지 번진 LG화학-SK이노 배터리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6일 16시 16분


코멘트
“유야무야 넘기지 않을 것이다.”(25일, LG화학)

“경쟁사 요구는 수용 불가능하다.”(26일, SK이노베이션)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공방이 주주총회까지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 제14차 정기주주총회(SK이노베이션 제공) © 뉴스1
SK이노베이션 제14차 정기주주총회(SK이노베이션 제공) © 뉴스1
26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주주총회 의장 인사말을 통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주주총회 현장에서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수용불가’ 입장을 밝힌 셈이다.

양사는 4월1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 명령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기일을 보름여 앞둔 현재까지 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날 김 총괄사장은 “ITC가 사건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는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남은 법적 절차에서 주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김 총괄사장은 미국 정치권 및 비즈니스 관계자들에게 거부권 행사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주총 인사말은 대리 의장을 맡은 이명영 사내이사가 발표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LG에너지솔루션은 즉각 반박했다. 이들은 “ITC는 이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명확하다고 판단했지만 (SK이노베이션 측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소모적 논쟁을 하지 말고 ITC 판결문에 적힌 영업비밀 리스트와 관련 증거자료를 양사가 함께 확인해보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에 최종 패소 판결과 함께 배터리 제반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