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추락’ 어디까지…환율 1300원대 갈까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19일 0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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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경기침체 공포 속 불안 계속
정부, 외화자금시장 안정대책 내놨지만…
글로벌 금융불안 지속시 환율 추가 상승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한 원화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영향이다. 정부의 추가 개입에 따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제약될 수 있어도, 시장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1300원대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당 원화값은 2.2원 하락(환율 상승)한 1245.7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0년 6월11일(1246.1원) 이후 약 10년 만에 최저치다. 이달 들어서만 원화값은 52원 급락했다. 코로나19에서 촉발된 경기침체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가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환율 상승을 억제했지만, 코스피 낙폭이 확대되고 위안화 상승폭이 반납되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고점(1245원)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전날 코스피는 2010년 5월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160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17일(현지시간) 미 주요 증시 반등에도 장외 시장에서 주가지수 선물이 급락하자 불안심리가 되살아났다.

전날 정부가 외화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를 막아내진 못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국내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기존 40%에서 50%로 늘리고, 외국환 은행 한도는 200%에서 250%로 확대키로 했다. 은행들의 외화자금 공급을 늘리기 위한 취지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늘어나면서 외환스왑시장에서의 일시적인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데에 따른 조처”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외국인의 매각자금 환전 등을 위한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단기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주가 폭락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의 헤지 수요 등이 늘어난 점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번 조치가 외화자금시장에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급한 불’은 끌 수 있어도 약발이 얼마나 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원화 안정을 위해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다소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달러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는데다, 유가와 주가 등 주요 자산가격의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128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화자금시장에서 분기말을 앞두고 해외채권 투자자들의 환헤지 차환이 대기하고 있어 당분간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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