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 “사우디 사태, 韓 영향 제한적…비축유 방출 검토”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7일 0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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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 차관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제한적이다. 전략 비축유 및 재고 방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우디산 원유는 대부분 최대 20년의 장기 계약 형태로 도입 중”이라면서 “사우디 정부도 자체 비축유를 통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정유 업계 점검 결과를 보더라도 원유 선적 물량과 일정에 아직 큰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외 유가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 시에는 정유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대체 수입선을 조속히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또 “수급 상황 악화 시 정부 및 민간이 보유한 전략 비축유 및 재고 방출을 검토하는 등 수급 안정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비축유 및 재고는 2018년 말 기준 약 2억 배럴에 이른다.

앞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의 석유 생산 시설과 유전 등 두 곳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드론(Drone·무인기)의 공격을 받아 운영이 중단됐다. 이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평균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지장을 받았다.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5%가량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석유 수급 및 유가 동향 점검 긴급 회의’를 열고 “수급 상황 악화 시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금융·외환 시장과 실물경제 동향 및 향후 계획에 관해서도 함께 논의했다.

금융·외환 시장과 관련해 김 차관은 “미-중 협상과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예정돼있는 주요 이벤트의 일정에 맞춰 컨틴전시 플랜을 선제적으로 재점검하겠다”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해나가겠다”고 짚었다.

실물경제는 “투자·수출 등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이 조속히 성과를 내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하반기 경기 보강 대책 주요 과제 및 수출 여건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의 신속한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정부가 내세운 하반기 경기 보강 대책 과제는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한 재정 1조6000억원 추가 투입 ▲공공·민간·기업 등 3대 투자 분야 집행률 제고 등이다. 수출 정책은 ▲2020년 무역보험 3조7000억원 추가 지원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FTA 2.0 추진 전략 마련’ 등이 있다.

이날 회의는 한국 경제의 최근 여건과 사우디 피격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김 차관과 주 실장을 비롯해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세종·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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