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제약 뛰어넘은 ‘초연결’ 시대…2019 가장 주목받는 기술 ‘5·A·M’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7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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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다채로워진 5G 미래상
‘5(5G)·A(증강현실)·M(모바일엣지컴퓨팅).’

25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 2019’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정보통신기술(ICT) 트렌드는 ‘5AM’으로 요약된다. 공통점은 모두 기존의 시공간 제약을 뛰어넘는 ‘초(超) 연결’ 기술이라는 점. 다음달 전용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5세대(5G) 이동통신은 MWC에 참가한 글로벌 ICT 업체들의 최대 관심사가 됐고 증강현실(AR)은 무겁고 시야각이 좁았던 단점을 대폭 개선한 AR글래스의 등장으로 기업간 거래(B2B)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버를 이용자 가까이 배치하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은 AR 등 대용량 데이터의 전송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며 초저지연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 상용화 눈앞에 둔 5G와 AR

‘MWC 2019’ 마이크로소프트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전작보다 시야각이 2배로 늘고 무게는 가벼워진 증강현실(AR) 글래스 ‘홀로렌즈2’를 착용해보고 있다.
‘MWC 2019’ 마이크로소프트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전작보다 시야각이 2배로 늘고 무게는 가벼워진 증강현실(AR) 글래스 ‘홀로렌즈2’를 착용해보고 있다.
MWC 2019 전시장에서 200m 거리에 있는 피라콩그레스 호텔 1층 미팅룸. 머리에 AR HMD(헬멧 형태로 된 디스플레이 장치)를 쓴 청년들이 영화 마이너리포트의 한 장면처럼 허공에 연신 손가락을 튕기듯 잡았다 놓으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AR 글래스를 쓰자 탁자,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있던 방 안이 순식간에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둘러 싸였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동료와 똑같이 생긴 홀로그램 아바타가 눈앞을 오갈 때 거리에 따라 목소리의 원근감이 달라지며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MWC 2019 개막 하루전인 24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 공개 행사에서 AR 스타트업 스페이셜의 이진하 공동창업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의 3D 홀로그램 아바타가 완구업체 마텔의 회의실을 본뜬 가상 공간에서 장난감을 돌려보고 있다. AR기기를 쓰면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처럼 가상공간에서 디지털 파일을 열어보고 다른 참석자의 홀로그램 아바타와 움직이며 회의도 할수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유튜브 영상 캡처
MWC 2019 개막 하루전인 24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 공개 행사에서 AR 스타트업 스페이셜의 이진하 공동창업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의 3D 홀로그램 아바타가 완구업체 마텔의 회의실을 본뜬 가상 공간에서 장난감을 돌려보고 있다. AR기기를 쓰면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처럼 가상공간에서 디지털 파일을 열어보고 다른 참석자의 홀로그램 아바타와 움직이며 회의도 할수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유튜브 영상 캡처
AR 스타트업 ‘스페이셜’의 부스는 이날 30분에 한 팀씩 데모가 예정돼있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스페이셜은 MWC 개막 하루 전인 24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작 AR글래스 ‘홀로렌즈2’ 공개 행사에서 가상과 현실 공간을 결합한 혁신 공간 협업 플랫폼으로 소개됐다. AR기기로 접속만 하면 주변의 모든 공간이 3차원(3D) 웹 환경으로 변화돼 아이디어나 노트, 이미지와 영상 등을 띄워놓고 회의할 수 있다. 회의 자료를 공간에 남겨두고 다른 사람들이 그 방에 수시로 들어와 자료나 의견을 업데이트하고 저장할 수 있어 미팅 장소를 찾거나 자료를 정리하는 ‘오프라인의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스페이셜 공동창업자인 이진하 최고제품책임자(CPO)는 “글로벌 완구 제조사인 마텔 등 다양한 기업들이 AR 원격 회의에 관심을 보였다”며 “홀로렌즈2가 전작보다 시야각이 넓고 무게는 가벼워 2시간을 쓰고 있어도 전혀 부담감이 없을 정도여서 AR 상용화가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시관 3번 홀에 위치한 NTT 도코모는 멀리 떨어진 뮤지션을 3D 홀로그램으로 띄워 마치 한 공간에서 협연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이버 잼세션(즉흥 )으로 이목을 끌었다. 영국 통신사 보다폰도 자사 전시장에서 연주하는 뮤지션과 에릭슨 부스의 뮤지션을 5G로 연결시켜 20밀리세컨드(ms·1ms는 1000분의 1초)의 지연속도로 협연하는 데모를 선보였다. 지연속도가 0.02초니 실시간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NTT도코모 관계자는 “초저지연 음향 스트리밍과 초고용량 홀로그램 전송을 뒷받침하는 5G 덕분에 언제 어느 곳에 있든지 협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6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19’ 전시장에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 부스에서 5G 기반 로봇 뮤지션들이 두 손가락을 가진 팔로 피아노와 드럼을 능숙하게 연주하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19’ 전시장에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 부스에서 5G 기반 로봇 뮤지션들이 두 손가락을 가진 팔로 피아노와 드럼을 능숙하게 연주하고 있다.

SK텔레콤은 VR 헤드셋을 쓰면 실제현실을 ‘e스페이스’라는 가상현실로 옮겨 호텔 예약, 사무실 인테리어 등을 할 수 있는 초공간 플랫폼을 전시했다. 또 도이치텔레콤과 서로의 부스를 가상현실로 연결해 그 안에서 관람객들이 함께 영화나 스포츠를 관람하도록 했다.

● 클라우드 보완하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

서버를 사용자와 가깝게 배치해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지연속도를 최소화하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술은 지난해까지는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올해는 달랐다. 인텔, SAP, MS 등 글로벌 업체들이 중앙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지연이 발생하는 기존 클라우드의 단점을 보완하는 엣지 컴퓨팅 기술을 앞 다퉈 발표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공장 기기들 사이 정밀하고 오차 없는 통신이 이뤄져야 하는 스마트 팩토리도 끊김과 지연 없이 소통하는 네트워크가 필수”라면서 “섬세한 컨트롤로 실시간 처리가 필수적인 B2B 분야에서 모바일 엣지 컴퓨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분야에서는 대용량 멀티 게임의 사용자경험(UX)을 개선시키는데 쓰이고 있다. 도이치텔레콤은 부스 한복판에 엣지 클라우드로 4명이 동시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 AR 게임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바닥에 떨어진 가상의 볼을 주워 담아 피구하듯 상대방을 향해 발사하는 슈팅게임이다. 도이치텔레콤 직원은 “여러 명이 함께 참여하는 멀티 대전 게임은 미세한 지연시간으로도 몰입감을 방해한다. AR게임의 경우 지연 없는 실시간 반응 속도가 핵심인데 엣지 클라우드로 지연시간을 10ms대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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